이한동대표，대통령－黨대립 난감 「중심의 괴로움」

신한국당의 이한동(李漢東)대표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0.22」회견에 대해 『지금 당내 의견을 수렴중』이라는 말외에는 입을 열지 않는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대표는 의견수렴을 위해 소속의원들을 열심히 만난다. 그러나 이대표는 주로 들을 뿐이다. 그가 하는 말은 간단하고 한결같다.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대립하는 것으로 비쳐져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화합하고 결속하자』는 것이다. 그가 대표를 맡게된 것은 대선후보 경선 후 첨예하게 대치해온 주류와 비주류간 타협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이대표는 취임 후 주류와 비주류의 가교 역할을 비교적 원만하게 수행해 양 진영으로부터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대표로서도 현상황은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민정당 창당 이래 줄곧 여권에 몸담아 개인적인 호(好) 불호(不好)와 관계없이 위계와 직분을 중시하는 이대표로서는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극한대립상이 난감할 뿐이다. 그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순리로 풀어야 하며 사(私)보다는 공(公)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한국당이 비자금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기업비자금 수수의혹 제기는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신중론을 폈으나 일단 총재의 결정을 충실히 따랐다. 당내 일각에서 이대표가 「이총재 이후」의 대안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는 것도 「무난함」 때문이나 그는 『후보교체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뿐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다만 이대표도 현실정치인으로서 나름대로 긴 안목으로 행보를 모색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가는 일이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