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5후보,「DJ비자금」 신경전…정보화정책포럼서

  • 입력 1997년 10월 23일 19시 40분


23일 동아일보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정보화 정책포럼」에서 후보들은 주제밖의 비자금 문제 등 정치현안을 직간접적으로 거론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가 그랬는데 김총재는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공격했고 이전지사는 두사람을 모두 비난했다. 김총재는 『정보화시대에는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자연스럽게 비자금 문제를 꺼냈다. 그는 『40명의 친인척계좌를 법원의 영장도 없이 권력이 마음대로 뒤져 발표했다』며 『친인척 계좌에 비자금이 들어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어쨌든 금융실명제를 위반하고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전지사는 강연 첫머리에 『우리나라가 처한 총체적 위기는 아직도 구태의연한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에 그 원인이 있으며 최근의 비자금 사건은 그러한 정치권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면서 비자금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어떤 대선후보는 비자금 조성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국민여론을 호도하기에 바쁘고 또다른 대선후보와 측근들은 과거 공작정치의 폐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면서 양비론(兩非論)을 펼쳤다. 그는 『몇몇 부패 정치인을 단죄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시대 새정치의 큰 틀을 짜는 명예혁명의 시발점으로 삼자』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趙淳)총재는 비자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다』면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우리 사회의 이 병폐를 수술하지 않고는 21세기를 여는 경쟁력있는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김대중총재를 겨냥했다. 그러나 이회창총재는 비자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정보화 시대에는 몇 사람이 정보를 독점해 밀실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는 식의 행정이나 정치는 발을 붙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도 비자금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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