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비자금의혹 제기， 정치적 술책아니다』

신한국당 李會昌총재가 국민회의 金大中총재의 비자금의혹제기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에 나서고 있다. 부산-울산을 방문중인 李총재는 13일 오전 숙소인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부산지역 기독교지도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비자금 문제제기를 인기도 만회를 위한 술책으로 보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姜三載사무총장을 통해 金총재의 6백70억원 비자금 관리의혹과 기업자금 1백34억원 수수의혹을 제기한 것이 「DJ 흠집내기」와 「지지도 반전용」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대해 곤혹스런 심기를 표출한 셈이다. 李총재는 이어 『제보가 접수됐을 때 정치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한번 낡은 정치의 껍질을 깨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차원에서 비자금문제를 제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자금 문제제기는 낡은 정치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한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낡은 정치의 껍질을 깨는 아픔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한 측근은 『비자금 의혹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李총재는 그러나 검찰이 金총재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金총재를 당에서 고발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물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李총재는 14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법사위 국정감사를 지켜본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金총재 비자금 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우리가 이 정도의 자료를 공개했으면 검찰이 당연히 수사에 착수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말해 李총재가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쪽의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李총재를 수행중인 다른 측근도 『칼은 이미 뽑지 않았느냐』고 강공계속을 주장했다. 李총재는 그러나 12일 저녁 부산지역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 비자금사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시끄러운 소용돌이가 치는 것은 우리도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비자금 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했다. 李총재는 특히 李漢東대표와 金潤煥 朴燦鍾고문, 徐淸源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12일밤 회동한 자리에서 비자금파문의 확산에 우려가 일부 표명됐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李총재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을 방문 文正秀부산시장으로부터 업무현황보고를 받은뒤 오후에는 울산광역시로 이동, 울산시지부 창당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정권재창출을 위한 당의 단합과 결속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