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 총재의 거액 비자금 보유설에 대해 나름대로 「제삼자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 때문에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DJ를 좀더 엄호해줄 필요도 있는데…』라는 말도 나왔다.
김총재는 『조건반사적으로 가타부타하기는 빠르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토론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솔직히 답답하다』며 『앞으로의 추이를 봐가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결단의 시기로 말한) 가까운 시일이라는 게 20일도, 한달도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답변과 이어져 이 문제가 앞으로 단일화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렇지만 김총재는 DJP단일화와는 정반대의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이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여권과의 연대가능성을 배제하며 단일화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자신의 연내 내각제개헌 주장에 대해 『여당에서 얘기가 와서 대통령이 선두에 서서 국민투표에 부치라고 역제의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만나 내각제개헌을 논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단계는 지난 것 같고 만나봐야 효과가 없을 듯하다』고 답했다.
김총재는 또 DJP협상의 관건인 DJ에 대한 「신뢰문제」에 대해 『과거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신뢰를 갖고 얘기해야 한다』며 『약속을 어긴다면 나라를 끌고가지 못할 것이고 지키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