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폭로준비 어떻게]묻어두었던 「DJ파일」꺼낸듯

  • 입력 1997년 10월 8일 07시 38분


신한국당이 7일 오후 전격 공개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20억원+α」수수설과 비자금관리는 여권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DJ공격용 핵폭탄이었다. 일각에서는 이 자료들이 여권 핵심부가 일찍이 포착한 자료를 넘겨받아 이날 폭로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주초에야 제보를 확보, 확인작업을 벌여오다 지난 주말 어느 정도 물증 확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강총장은 다만 『상황여하에 따라 제2, 제3의 추가발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비자금」에 대해 한주일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 뒷조사를 해왔음을 시사했다. 사실 김총재에 대한 여권의 비자금 추적은 95년10월 김총재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 14대 대선 직전에 20억원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강총장은 김총재의 「20억원+α」수수설을 제기, 김총재 「흠집내기」에 앞장섰다. 급기야 여야간 대립으로 번진 이 문제는 국민회의측이 강총장을 검찰에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지만 강총장은 무혐의 처리됐다. 여권은 이때부터 재계 금융계에 있는 반 DJ성향의 친여권 인사들을 통한 제보 및 물증 수집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최근에는 청와대 일부 인사들까지 『플러스 알파는 분명히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였다. 여권은 특히 김총재의 처가와 친인척의 이름으로 재산을 은닉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물밑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신원을 밝히지 않고 김총재의 비자금관리사실을 제보하는 전화가 95년말부터 줄을 이었다』며 『제2금융권 종사자들이 거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고 귀띔했다. 96년 「4.11」총선을 거쳐 원내 과반수 채우기에 주력했던 신한국당은 야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김총재에 대한 정면대응을 가급적 자제해 왔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경선이후 아들의 병역시비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김총재와의 맞대결구도도 불투명해지자 묻어놨던 「DJ파일」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은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의 탈당 이후에도 이회창총재의 지지율회복이 어려워지자 본격적인 자료검증에 착수, 각종 정보기관을 통해 사실확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최근 『오래전부터 D은행 등의 노조관계자로부터 김총재의 비자금에 대한 상당한 물증을 확보했다』며 『조만간 큰 것이 터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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