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인제,필사의 2위다툼…『10월이 가기 전에…』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신한국당의 「9.30 전당대회」 이후 대선구도가 「1강(强) 2중(中) 2약(弱)」 으로 정리되면서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 총재와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의 2위다툼이 「10월정국」의 최대변수로 등장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네차례의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의 지지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30%선을 웃돌아 선두를 고수했다. 이에 비해 이총재와 이전지사는 각각 두 차례씩 2위 자리를 뺏고 빼앗기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위인 김총재와 2위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9.8∼15.6%나 돼 이총재나 이전지사는 일단 지지율 2위 확보를 1차목표로 삼고 있다. 두 후보 모두 10월중에 지지율 2위를 굳혀야 11월 이후 선두 추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지율 저하에 따른 당내 동요와 후보교체론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인 이총재나 신당 창당을 위한 세확산을 서두르고 있는 이전지사에게 있어 지지율 2위의 수성(守城) 또는 탈환은 당장의 정치적 입지보전이나 정치적 기반 확보 차원에서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두 후보가 지지율 2위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반(反)DJ」 성향의 여권표, 특히 영남표가 막판에 「보다 강한 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다. 현재 두 후보의 최대 혼전지역 또한 영남지역이다. 두 후보 진영이 정태적(靜態的)인 구도보다는 동태적(動態的)인 「민심의 흐름」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아무튼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추세는 이전지사의 지지율 하락이다. 그렇다고 이총재의 지지율이 많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전지사 지지계층의 일부가 부동층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 부동층의 향배가 향후 대선정국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두 후보 진영의 전망은 엇갈린다. 이총재 진영은 이전지사가 경선에 불복한 것보다는 이전지사 주변에 세가 모이지 않는 것이 이전지사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여권성향의 유권자들이 이전지사의 수권능력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권성향의 부동층은 결국 집권여당 후보인 이총재 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 지지자들의 대부분이 김대중총재를 지지한 것에 비해 신한국당 지지자들 중 이총재를 지지한 사람은 절반을 조금 웃도는 정도다. 그만큼 신한국당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약한 편이다. 이전지사 진영도 신당 창당 추진이 지연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지지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7일 발기인대회를 계기로 신당의 골격이 드러나고 창당작업이 본격화하면 빠진 지지율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총재 진영이나 이전지사 진영이나 2위다툼의 시한을 10월말로 잡고 있는 점은 같다. 이는 그 때를 넘기면 누가 2위냐 3위냐에 따라 지지율의 증감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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