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오던 야권이 다시 공세를 시작했다. 최근 이대표가 당내 안정기반을 회복해가는 기미를 보이자 「이회창 흔들기」를 재개한 것이다.
특히 자민련의 공세가 눈에 띈다. 자민련은 10일 발행한 당보에서 두 페이지에 걸쳐 「이회창을 검증한다」는 제목의 아홉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 △부친의 친일행각설 △변호사수임료 탈세의혹 등 그동안 거론됐던 각종 의혹과 풍문이 모두 들어 있다.
또 김창영(金昌榮)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대표는 경기 화성과 충남 보령에 1만5천평의 임야를 가진 땅부자』라며 『이대표는 수십억원의 재산을 모은 내막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자민련은 지난주 김종필(金鍾泌)총재가 「여권과의 제휴가능」발언을 한 뒤 며칠 동안 「침묵」해왔다. 따라서 이날의 전면공세는 여권과의 연대가능성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국민회의도 9일 이대표가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88년말 국회에 제출한 정치자금법 개정의견에서는 「일정액을 넘긴 지정기탁금 초과분은 의석비율로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으나 지금은 「손질할 필요가 없다」며 태도를 바꿨다고 꼬집었다.
〈이철희기자〉
▼ 與 ▼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대표위원측은 자민련이 10일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고 나오자 『어차피 각오했던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고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였다.
이대표측은 그러면서 대응전략의 핵심을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의 전력(前歷)시비에 맞출 태세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 목요상(睦堯相)총무 이사철(李思哲)대변인 등은 국회 및 당 차원에서의 역할 분담까지 끝냈다.
그러나 병역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의 공격도 공격이지만 국민의 정서를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라 「결자해지」의 해법도 본격적으로 검토중이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병역문제의 당사자인 큰 아들 정연(正淵·34·대외경제연구원연구위원)씨에게 사회 봉사를 시키는 것.
이대표측은 그동안 사회봉사설에 대해 『그렇게 하면 병역면제에 진짜 흑막이 있는 것으로 오해한다』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대표 지지율 하락의 「본질」이 병역문제인 만큼 우회적인 해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이대표측의 결론인 것 같다.
이와 관련, 정연씨는 외무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해외봉사요원으로 자원하거나 국내의 낙도 등 오지에서 사회봉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