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쏟은 이인제지사…경기의회,「출마설」 집중추궁

  • 입력 1997년 9월 4일 20시 07분


4일 오전 열린 경기도 도의회 임시회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소속의원들은 이인제(李仁濟)지사의 대통령선거 출마와 사퇴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들은 이지사를 향해 『도정(道政)을 외면한 채 대권 출마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지사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문을 들은 뒤 이날 오후 답변에서는 도지사직 사퇴를 시사했다. 국민회의 소속 이병택(李丙澤·안양2)의원은 『신한국당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선 이래 4개월여 도정 공백을 초래했다』며 『그간의 명백한 직무유기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회의 정형만(鄭亨晩·성남6)의원은 『현재 지사의 대권도전과 관련해 도지사직 사퇴, 신당창당 등 갖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대권 출마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백재현(白在鉉·광명1)의원은 『지난 8월 사흘 동안 계속됐던 서해안의 백중사리 피해현장, 시화공단 주변의 독가스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도정공백이 없다고 강변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신한국당 권회근(權會根·안산4)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끝없는 정치논쟁만 벌인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도내 경제위기만이라도 회복시킬 대안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지사는 『4개월에 걸친 경선과정에서 도청을 많이 비우고 도정에 소홀히 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선에서 이기지 못해 의원님들께 더욱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대권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어떤 결심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말씀』이라며 『쏟아지는 여론의 무게를 느끼면서 처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지사는 『지사직을 사임하게 되면 9개월간 도정을 수행할 수 있는 후임지사를 선출하지 못하게 되는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해 사퇴를 암시했다. 그는 이어 『빠른 시간 안에 분명한 입장을 도의회와 도민에게 보고하겠다』며 사퇴 쪽에 무게를 실었다. 〈수원〓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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