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서 울어버린 조순총재…유학시절 회고하다 눈시울

  • 입력 1997년 9월 4일 20시 07분


민주당의 조순(趙淳)총재가 4일 오전 SBS TV 주부대상 프로그램인 「한선교의 좋은아침」에 출연, 몇차례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부인 김남희(金南熙)여사와 함께 나온 조총재는 초반에 특유의 어눌한 말투를 섞은 유머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조총재는 『유혹이 강하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는다』고 대답, 폭소를 자아냈다. 또 옛 팝송 「아이 웬트 투 유어 웨딩」의 첫 소절을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부인이 유학시절 병든 어머니와 세 아들을 혼자서 돌본 얘기를 꺼내면서 눈자위가 붉어졌다. 그는 유학시절 집에 전화가 없어 10년 동안 전화 한번 못하고 편지만 수백통 보냈다며 편지 중 한 구절을 소개하려다 목이 메어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편지의 내용은 옷 살 돈이 없으니 집에서 입던 군복과 옷가지를 소포로 부쳐달라는 것. 특히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가 나오자 조총재는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고 진행자는 막내 아들 승주(承柱)씨가 팩스로 보내온 편지를 읽어주었다. 이같은 「눈물의 대담」 속에서도 조총재는 경제문제 등에 대해 강한 소신을 밝히는 등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면모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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