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3일 『당을 떠날 사람은 떠나라』는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이 조만간 탈당,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풍문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음해』라며 펄쩍 뛰었다.
이지사는 2일 한 행사장에서 『신한국당은 이대표 개인의 당이냐. 누가 누구더러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며 역공을 취했다. 핵심측근인 김운환의원도 3일 기자들에게 『이대표가 지금 그런 말을 할 때냐』고 반박했다. 김학원(金學元)의원은 이날 당사 기자실로 찾아와 『이지사의 신당 창당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이지사측이 일제히 「탈당설」을 부인하고 나서는 것은 유동적인 당내 상황 때문이다. 즉 이미 출마결심을 굳힌 이지사로서는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이 확산되면 자신이 「구원투수」로 뽑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듯하다.
3일의 이지사측 위원장 모임에서도 『예선을 통과한 선수의 다리가 부러져 승산이 없으면 본선에서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는 8일 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적극적인 후보교체 공세를 취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이지사는 『큰 밑그림을 그리며 목표를 찾고 있다』는 얘기 이외에 더 이상의 구체적인 입장표명은 유보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지사는 조만간 지사직 사퇴의사를 발표하더라도 출마방침을 동시에 밝히지는 않을 것 같다. 즉 지사직사퇴와 출마선언을 분리하는 행보를 취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지사직 사퇴와 추석연휴 후 여론의 동향, 당내 후보교체론의 귀결 등을 계속 지켜보며 출마의사 표명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뜻이다.
이지사는 이날도 이만섭(李萬燮)고문 등 당 원로와 중진들을 잇달아 접촉,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수성(李壽成)고문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모호한 입장이며 서석재(徐錫宰) 서청원(徐淸源)의원도 후보교체론 공론화와 관련해서는 이지사와 공조하지만 「대안론」에 있어서는 생각들이 다양하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