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姜총장, 李지사와 「결별 수순」

  • 입력 1997년 9월 1일 20시 50분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대표측이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와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 요즘 이대표의 태도를 보면 이제 이지사의 움직임에 개의치 않고 내 갈길을 가겠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대표의 측근들은 『최근 며칠 사이 이대표는 이지사의 움직임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 이지사가 무슨 행동을 하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대표의 「결별」 결심은 이미 지난달 29일 TV토론에서 『이지사가 당을 뛰쳐나가 출마한다면 당당하게 대적(對敵)하겠다』고 언급한데서도 어느 정도 감지됐던 일이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도 1일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경선결과에 절대 승복을 약속한 사람이 이를 뒤집는 구태를 답습한다면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이지사를 공개 비난했다. 이대표나 강총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지사의 인품에 비추어 결코 그런 일(독자출마)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요며칠 사이에 강경한 태도로 바뀌었다. 실제로 강총장은 10여일 전 『새 당무위원을 선임할 때 광역자치단체장을 포함시키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1일 임명된 새 당무위원에 광역자치단체장은 한 명도 없었다. 강총장은 지난달 25일 이지사가 「당 개혁안」을 내놓자 『이지사가 독자출마보다는 일단 당체제에 들어오되 이대표에게 협조하지는 않으면서 사태를 관망할 것』이라며 이지사의 행보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독자출마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당내에서 「이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 후보교체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을 기대하리라는 시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논리로 이지사를 설득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지사의 행보에서 좀처럼 협조기미가 보이지 않고 당내에서도 이지사에 대한 비판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면서 이대표와 강총장은 「결별」의 길로 들어선 듯하다. 또 이제는 이지사를 주저앉히는데 매달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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