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全－盧씨 용서論」선회 배경 뭘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왜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와 관련, 선(先)사죄를 전제로 한 「조건부 사면론」에서 조건없는 「용서론」으로 입장을 급선회했을까.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여권의 계획된 사면 시나리오에 대한 희석용 △「보수대연합」가능성에 대한 사전 견제 △구여권 보수층 및 영남권을 겨냥한 미소작전 등의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총재가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측과 사전교감이 있었다면 김총재의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은 단순한 「선수(先手)치기」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김총재는 지난달 중순 전씨의 맏사위인 윤상현(尹相鉉)씨와 서울시내 모음식점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오래 전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김총재를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씨의 사면문제가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석자인 장성민(張誠珉)부대변인은 『윤씨가 인사차 김총재를 찾아 뵌 것 뿐』이라고 정치적 의미를 배제했다. 하지만 김총재가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입장을 전향적으로 변경하기 직전 전씨의 사위를 만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김총재와 윤씨 사이에 전씨 사면에 대한 모종의 교감이 오고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총재의 비서실장인 유재건(柳在乾)부총재가 전씨의 장남 재국(宰國)씨가 운영하는 출판업체인 「시공사」에서 자신의 수필집을 발간키로 한 것도 시선을 끈다. 현재 국민회의는 구여권 및 영남출신 정치인과 군출신 인사들에 대한 물밑 영입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기류가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문제와 어떤 함수관계에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