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정보로 간첩 첫 체포…「黃리스트」수사 관심

  • 입력 1997년 7월 31일 07시 45분


국가안전기획부는 전 북한노동당 비서 黃長燁(황장엽)씨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첩혐의가 드러난 재일교포를 구속했다. 황씨의 정보제공을 통해 공안사범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계당국이 이른바 「황장엽리스트」와 관련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기부는 30일 일본에 있는 대남공작원의 지시로 지난 94년 적발된 구국전위 총책 安在求(안재구·64·전 경희대강사)씨에게 공작금을 전달하고 안씨가 수집한 첩보를 대남공작원에게 넘긴 혐의로 재일교포 柳隆範(유융범·40·일본L여행사과장)씨를 구속했다. 안기부에 따르면 유씨는 91∼94년 10여차례 입국, 공작금으로 2천만엔을 안씨에게 전달한 혐의다. 안씨는 94년 7월 국내 노동계동향 등을 북한에 보고하고 하부조직원을 노동현장에 침투시킨 혐의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이와 관련,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구속된 유씨는 황씨가 이름을 직접 거명해 검거된 것은 아니지만 황씨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국전위 연락책이었던 유씨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대검 공안부의 고위 관계자는 『유씨 수사는 안기부가 전담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유씨는 이미 구속된 안씨를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혐의가 확인돼 구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기부는 또 제삼국을 통해 북한에 다녀오고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모 중소기업 대표 宋有晋(송유진·53)씨를 지난 2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양기대·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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