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재선거를 하루 앞둔 23일 예산군은 여야의 막바지 세대결로 찜통더위 만큼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야권은 이날 대규모 정당연설회를 열어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대통령후보 당선이 몰고온 「이회창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막판 세몰이에 주력했다.
이날 오후 예산초등학교에서 열린 야권 정당연설회에는 金鍾泌(김종필)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지도부와 소속의원 대부분이 참석, 당이 통째로 옮겨온 듯했다. 여기에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도 당직자 등 20여명을 몰고 내려와 「DJP공조」를 한껏 과시했다.
두 김총재는 연말 대선의 경쟁상대인 신한국당 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趙鍾奭(조종석)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예산 재선거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둔 「이회창 대 DJP」의 전초전임을 실감케하는 현장이었다.
김대중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예산군민들은 불초 이 사람에게 1만3천표, 27%나 지원해줬다』고 운을 뗀 뒤 『나는 자민련을 우리당으로, 조후보를 우리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이회창대표는 오늘날 국정을 이 모양으로 만든 공동책임자』라며 『양심이 있다면 신한국당 후보를 사퇴시키고 야당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필총재는 『집권당 대표는 여기 와서는 여기가 고향, 한강에서는 서울이 고향이라는데 고향이 떠돌아다니는 것이냐』며 『신한국당 후보는 전부 가짜이고 진짜는 나와 김대중총재』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에 앞서 김총재는 예산읍 확대당직자회의에서도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고 아들까지 빼돌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는 무엇이냐』며 『말로는 안보를 튼튼히 하자면서 스스로는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중인격자』라고 이대표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단하의 열기도 뜨거웠다. 폭염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고 연사들이 목소리를 올릴 때마다 박수로 환호했다.특히 두 김총재가 무개차를 타고 입장, 두손을 맞잡아 흔들자 장내는 「김종필」 「김대중」 연호소리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예산〓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