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충격의 交戰]한반도긴장 노린 北「고의도발」

  • 입력 1997년 7월 16일 20시 43분


16일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내에서 벌어진 아군과 북한군간 교전은 과거와는 크게 다른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월경,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사건은 해마다 몇차례씩 되풀이돼 왔다. 또한 아군이 경고방송을 내보낸 뒤 경고사격을 가하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 특히 북한군은 지난해 4월4일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명의의 담화를 발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유지 및 관리와 관련한 임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비무장지대에서 잦은 도발을 감행해 왔다. 그러나 북한군은 아군의 경고방송과 사격이 있을 경우 거의 대부분 그냥 되돌아가는 것이 상례였다.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북한군은 아군의 경고사격에 뜻밖에도 조준사격으로 정면 대응했다. 남과 북이 기관총과 포탄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다. 양측이 비무장지대에서 기관총과 포까지 들이대며 교전을 벌인 것은 지난 92년 3월20일 이후 없던 일이다. 당시 북한군은 중부전선에서 아군 전방초소에 기관총 40여발을 사격했었다. 이에 앞서 북한군은 지난 91년 8월21일과 11월28일에도 아군 관측초소와 전방초소에 기관총 사격을 가한 일이 있다. 양측간 교전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점도 이전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다. 과거 1,2분에 그쳤던 교전이 이번에는 무려 23분간에 걸쳐 계속됐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군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으로 볼 때 「의도적인 도발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아군의 경고방송과 사격에 조준사격으로 대응한 점이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이날 중동부전선의 시계가 몹시 흐려 「전방추진(본래보다 앞으로 나온) 철책」을 넘는 것을 육안으로 관측하기가 불가능한 정도였다는 사실도 북한의 고의적 도발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이번 도발이 黃長燁(황장엽)전노동당비서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뒤에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켜 남한 주민들에게 불안감을조성하는한편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보겠다는 전술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사태는 그 심각성으로 볼 때 향후 남북관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남북적십자 대표접촉이나 내달 5일로 다가온 4자회담 예비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문 철기자〉 ◇시간대별 교전 상황◇ ▼오전10시50분〓아군 3사단 전방초소,북한군 수명이 「전방추진철책」을 넘어오는 것을 관측 ▼오전10시57분〓북한군 7명 군사분계선 월경. 아군 전방초소에서 경고방송 ▼오전11시2분〓아군, 소화기(K2소총)로 2백발 가량 경고사격 ▼오전11시5분〓북한군 전방초소 두 곳서 아군 전방초소 두 곳으로 70∼80발 조준사격 ▼오전11시6분〓아군, 기관총(C50)으로 70여발 대응사격 ▼오전11시21분〓북한군의 무반동포탄으로 추정되는 포탄 두발이 아군 전방초소 두 곳에 각 1발씩 떨어짐 ▼오전11시25분〓북한군, 아군 전방초소 두 곳에 곡사화기(박격포) 10여발 발사 ▼오전11시25분〓아군, 기관총 및 57㎜ 무반동총 1발 대응사격 ▼오전11시47분〓아군,서로 사격을 중지하자는 경고방송 내보냄 ▼낮12시20분〓북한군 전방초소에 앰뷸런스 1대 출동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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