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野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로 하자』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후보를 누구로 단일화하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 협상팀이 부닥치게 될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양쪽이 납득할 만한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민련 金鍾泌(김종필·JP)총재가 최근 『여론조사가 단일후보의 여건을 만드는데 중요기준이 될 수 있다』고 언급,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결정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JP는 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NEWS+」 최근호 인터뷰에서 『광범위한 면접조사를 해봤으면 한다』면서 『그러면 누가 더 본선 득표력이 있느냐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민련은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결정 방식에 부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유력한 단일화해법으로 검토해온 국민회의측도 이를 선뜻 제시하지 못했다. 金大中(김대중·DJ)총재에 비해 지지도가 떨어지는 JP쪽을 괜히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따라서 『여론조사로 가려보자』는 JP의 제안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협상의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당 관계자들은 대체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협상에 회의적이다. 우선 여론조사문항과 조사방법 등을 놓고 양측의 손익계산이 상충하고 조사결과에 대한 해석과 승복여부에 이르기까지 결코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조사대상을 일반국민으로 하느냐, 아니면 야당지지자로 한정하느냐의 문제만을 놓고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또 단순히 두 사람의 지지도 비교를 넘어 당선가능성, 즉 잠재적 득표력까지 점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여론조사결과 DJ와 JP의 지지도에 격차를 보일 경우 어느 한쪽이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표를 한쪽으로 몰아 지지를 확산시키는 데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각 후보에 대한 지역적인 지지도 편차도 단일후보 대세론을 만드는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후보단일화문제는 실무협상이 성과를 거두고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뒤 각자의 역할분담을 놓고 두 김총재가 정치적 담판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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