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의원들은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선택기준으로 「경선후보의 자질및 성향」(64.0%)을 가장 중요하게 꼽아 이번 경선이 어느 때보다 대의원들의 후보검증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이 그 다음으로 「본선에서의 승리가능성」(26.1%)을 꼽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집권당이 유례없이 곤경에 처해 있는 만큼 경쟁력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본선에서의 승리가능성」을 선택기준으로 꼽은 대의원들은 야당후보 단일화 등 상대방을 의식한 탓인지 다소 지역색을 띠고 있다. 지역색이 옅은 서울(30.2%) 강원(36.4%)지역에서 「본선에서의 승리가능성」을 선택기준으로 제시하는 비율이 평균치를 웃돌았고 연고를 가진 대선예비주자들이 있는 지역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전체적으로 「지역정서」를 선택기준으로 제시한 응답자는 4.3%로 미미했다. 또한 당총재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을 선택기준으로 제시한 응답자는 1.6%에 불과, 「김심」의 위력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 등 젊은 계층에서는 지역정서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아예 한명도 없는 등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며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70대 역시 한명도 없어 응답비율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지역정서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40대에서 5.6%가 지역정서를 제 1의 선택기준으로 제시, 평균치인 4.3%를 훨씬 웃돌았으며 50대에서 3.9%로 떨어졌다가 다시 60대에서 5.1%로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대의원이 여성대의원보다 지역정서가 심했다.
「김대통령의 의중」을 따르겠다는 대의원은 전체의 1.6%로 최하위였으나 30대에서는9.1%, 70대에서 5.9%로 나타나는 등대의원의 양극에 해당하는 청년층과 고령층이 김심에 많이 의존하는 이채로운 현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15개 시도 중 서울과 경남만이 각각 응답자의 4.8%와 7.5%가 김심을 후보선출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을 뿐 현 정부의 산실이자 민주계의 지역기반인 부산을 비롯, 나머지 13개 시도는 한명도 없어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 사법처리 등으로 흉흉한 민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의원들이 속한 지구당 위원장들의 성향에 따라서도 김심의존도는 차이가 심했다. 지구당위원장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에 가입한 대의원의 경우 2%가 김심을 따르겠다고 밝혀 평균치 1.6%를 웃돌았으며 지구당위원장이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한명도 없었다.
성별로는 남성대의원의 1.2%, 여성대의원의 6.5%가 김심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해 남성보다는 여성이 김심에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