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씨 사면/與圈 계산]『파문 일겠지만 대선 유리』

  • 입력 1997년 6월 15일 09시 26분


청와대측이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씨 등 두 전직대통령을 「8.15」 광복절을 기해 사면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국에 커다란 파문이 야기될 전망이다. 조기사면론의 전제는 「7월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차기 대통령후보가 건의하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노씨 등에 대한 「8.15」 사면이 이뤄지려면 우선 이들의 조기사면을 주장하는 사람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그리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대선후보의 건의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같은 전제조건이 붙어 있긴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전,노씨에 대한 조기사면론의 속배경에는 김대통령이나 차기 대선후보의 입장에서나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더 많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먼저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전,노씨에 대한 사면이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국민통합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청와대측은 지난 4월 전,노씨 등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진 직후부터 사면시기와 방안에 대해 실무적인 차원에서 검토와 대비를 해왔다. 그러나 한보사건 등으로 인해 정국이 극도로 혼미한 상태여서 정치적 결단 여부를 판단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도 구속으로 일단락됐고 대선자금 문제도 미봉이나마 입장을 천명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12.18」 대선 전략과 관련해 전,노씨 등에 대한 사면 문제를 구체적인 정국운영 카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노씨에 대한 사면문제와 관련, 현재로서는 신한국당내 8명의 경선주자중 金德龍(김덕룡)의원과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신한국당의 「7.21」 전당대회가 끝나면 누가 대선후보가 되든 전,노씨 등에 대한 사면을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 여권 대선후보로서는 사면으로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는 이른바 「TK(대구 경북지역)정서」와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어느 후보도 외면하기 힘든 사안이다. 또한가지 현 정부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불교계의 요구라는 점도 대선 전략과 관련,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다. 그러나 전,노씨 등에 대한 사면문제는 섣불리 손에 쥐었다가는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문자그대로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전히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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