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보고 李대표측 반응］「일단 판정승」평가

신한국당내 「반(反)李會昌(이회창)대표」 진영의 강력한 공세로 이대표의 대표직은 한때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4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이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대표직 유지」와 「이대표 중심의 단합」을 강조,이대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일단 이대표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났다. 김대통령이 이같은 입장표명을 한 의중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이대표가 당장 대표직을 내놓는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물론 「반 이대표」 진영의 공세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지금까지와는 그 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날 주례보고 결과는 이대표측의 「강공(强攻)」 작전이 먹혀들어간 인상이 짙다. 이날 주례보고에 앞서 河舜鳳(하순봉)비서실장 高興吉(고흥길)특별보좌역을 비롯한 이대표 측근들은 최근에 있었던 대표직 사퇴 공방을 상세히 보고한 뒤 김대통령의 「재신임」을 얻어낸다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었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주례보고가 끝난 뒤 『3일 오전에 이미 자료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면서 『이대표가 주례보고에서 「마치 내가 대표직에 연연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어 유감이다」며 김대통령에게 입장표명을 촉구해 원하던 답을 얻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대표측도 모양새를 갖추어 경선전이 본격화되기 전에 대표직을 물러난다는 복안은 마련해놓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실(失)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공정경선의 의지를 과시할 수 있다는 득(得)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주자 진영도 이같은 이대표측 계산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의지를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계속 펼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이대표측은 「19일 주례보고 후 20일 사퇴 발표」의 시나리오를 검토중인 것 같다. 그 정도면 경선등록전에 누릴 수 있는 웬만한 프리미엄을 놓치지 않는데다 오는 20일이 대표취임 1백일째여서 기자회견하기에 적절하다는 게 한 측근의 얘기다. 〈박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