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관리위원회가 2일 공식 출범하는 것과 때 맞춰 대선예비주자 진영과 당내 양대 계파인 민주계와 민정계의 경선주도권 장악 움직임이 서로 맞물리면서 새로운 국면변화를 보이고 있다.
국면변화의 새 조짐 중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민주계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발족(3일)과 같은 날 저녁으로 계획된 민정계 중진모임.
정발협은 2일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시월회」(회장 劉容泰·유용태) 회원의 집단가입을 이끌어내는데 성공, 명실상부한 당내 최대 계파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발협 가입의사를 밝힌 초선의원은 전체회원 38명 중 22명. 이미 가입의사를 밝힌 원내외 지구당위원장까지 합하면 1백10명이 넘는다는게 정발협의 설명이다.
정발협은 특정주자에 대한 지지를 유보한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임기말 보위(保衛)」와 정권재창출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으나 경선레이스 막바지에는 「후보만들기」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정발협은 현재 李會昌(이회창)대표 李洪九(이홍구)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 등 유력 주자들을 모두 잠재적인 「지지 예비후보」로 꼽으면서 1차 경선결과와 「본선 경쟁력」이 정발협의 선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반(反) 이회창」이라는 기본정서를 대입해보면 이수성 박찬종고문으로 좁혀지고, 특히 이고문이 경선출마를 선언한 이후엔 『「김심」(金心)에 부합하는 주자는 아무래도 이수성』이라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박고문을 선호하는 부산경남(PK)출신 의원들 일부와 이고문을 지지하는 崔炯佑(최형우)고문계의 원외위원장들, 심지어 「이회창 대세론」이 불가피하다는 소수 중진들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아직 어떤 방식으로 「정발협후보」를 결정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견통일이 돼 있지 않아 경선 막바지에 각 주자 진영으로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3일 저녁으로 예정된 3선 이상 민정계 중진들의 예상행보는 정치세력화 전망에 관한 한 정발협보다 사정이 열악하다.
柳興洙(유흥수) 金鎭載(김진재) 姜在涉(강재섭) 徐廷華(서정화) 沈晶求(심정구) 李海龜(이해구) 李相得(이상득) 張永喆(장영철) 金泰鎬(김태호) 金鍾河(김종하) 梁正圭(양정규)의원 등 20여 명이 「나라를 걱정하는 자리」를 만들자는데 공감, 회동이 성사됐지만 각자 지지성향이 다르다.
양의원은 이대표 지지를 거의 확실히 하고 있는 金潤煥(김윤환)고문의 직계이고, TK(대구경북)출신인 장영철 이상득의원은 『민정계 모임이 특정주자 지지를 위한 정치세력화하면 앞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유흥수 김진재 김태호의원 등 PK출신들은 또 정발협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정계 모임은 결국 각 주자들이나 정발협의 원심력에 의해 분할정리될 것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정발협의 본격가동에 시월회의 집단가입, 여기에 민정계 중진회동까지 겹치면서 신한국당 경선구도는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