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崔秉烈(최병렬)의원이 대통령후보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함으로써 신한국당의 대선예비주자는 사실상 8명으로 확정됐다.
「8강전」으로 치러질 신한국당의 대선후보경선은 주자간 합종연횡(合縱連衡)에 의해 천변만화(千變萬化)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이들 8명의 대선예비주자 중 「혼자 힘으로」 경선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주자는 사실상 李會昌(이회창)대표 한명뿐이고 따라서 나머지 주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주자간 연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합종연횡의 필요성은 「홀로승부」가 불가능한 「반(反)이대표」 주자들이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들 주자 중 한두명만 끌어들여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대표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 이대표측은 내심 민주계주류에서 소외된 金德龍(김덕룡)의원의 가세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반이대표」 주자들의 바람은 하나같이 똑같다. 다른 주자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 자신을 밀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합종연횡 과정에서 「세(勢)」와 「이(利)」와 「연(緣)」, 그리고 정치성향이 중요한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세」와 「이」가 우선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중진의원은 『이들 네가지가 상충될 경우 여권인사들은 생리적으로 맨먼저 「연」을 버리고 다음은 정치성향을 버리며 결국 「세」와 「이」를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권인사들이 가상하고 있는 합종연횡의 「경우의 수」도 대개 이같은 요인들을 분석틀로 하고 있다. 그러나 3당합당과 영입으로 정체성이 모호해진 여권내에서 이제 정치성향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과연 「반이대표」 주자들이 일사불란한 공동전선이 형성될 수 있을까. 속단하기는 이르나 부정적인 견해가 강한 편이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이대표에 비해 세가 현저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묶을 수 있는 「세」를 가지고 있는 집단은 민주계주류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뿐이나 정발협의 결속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그래서 일부 「반이대표」 주자 진영과 정발협 일각에서 「선(先)연대 후(後)대안 모색」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발협의 대안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李洪九(이홍구)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을 먼저 연대시킨 뒤 그 중에서 대표주자를 뽑자는 것이다.
이같이 주장하는 사람들은 3명 중 한 사람만 경선에 나가면 1차투표에서 최소한 2등을 할 것이고 결선투표에서 李漢東(이한동)고문과 김덕룡의원도 가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동고문과 김의원의 독자출마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선 연대론」은 경선후보등록 전 후보를 단일화해야 하는 큰 난관이 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