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김대중후보」축하 각별]그래도 믿을건 옛동지뿐?

  • 입력 1997년 5월 20일 20시 21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전후해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각별한 예의를 표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통령은 김총재가 대통령후보로 당선되자마자 즉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20일 아침에는 직접 김총재의 경기 고양시 일산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하는 등 2분간 통화를 했다. 또 그 직후에는 姜仁燮(강인섭)정무수석을 일산으로 보내 난화분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수석은 이날 김총재에게 『지난 17일 아들인 賢哲(현철)씨가 구속돼 경황이 없으면서도 대통령께서 전당대회장에 화환을 보내라고 지시했다』며 김대통령의 「성의」를 강조했다. 강수석은 또 현철씨의 구속과 관련,『대통령을 옆에서 뵙기에 민망하다. 이제 평정을 되찾으신 것 같다. 아들 문제는 오래 전에 결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수석은 이와함께 『김대통령은 곧 물러나실 분이다. 마음을 비우고 계신다. 매사에 그런 심정을 갖고 임하는 것 같다』고 김대통령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김총재도 김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김대통령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상당히 의외다. 김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 때만 해도 김총재와 회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만날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노동법 날치기사태와 한보사태 현철씨구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대통령이 비로소 민주화투쟁 30년동지인 김총재에게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집권이후 승자의 입장에서 줄곧 김총재의 존재 자체를 의식적으로 무시해 왔지만 현시점에서는 김총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다. 이때문에 국민회의는 김대통령이 현재 김총재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92년 대선자금 공개요구에 대해 『이제 그만하자』는 뜻을 전하려 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아가 그 반대급부로 김총재가 요구하고 있는 연말 대통령선거에서의 엄정중립을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며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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