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두金총재 「3金회동」무관심…『아직 때가 아니다』

  • 입력 1997년 5월 11일 20시 09분


정국수습을 위한 여야영수회담 개최 논의가 잠시 고개를 들었으나 진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은 10일 열린 자민련 간부회의. 이 회의에서는 여야영수회담 및 그에 앞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총재회담 추진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가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제동을 걸어 더 이상 진전은 없을 전망이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도 한보사태와 대선자금 문제를 다루기 위한 영수회담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야권의 두 김총재로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대선자금을 공개하라고 압력을 가하다가 돌연 김대통령을 수렁에서 구해주는 영수회담개최를 제의할 경우 또다시 「3김의 자구책(自救策)」이라는 양비론에 시달리게 될것을잘 알고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대선자금 규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게 두 김총재의 생각임이 재확인된 셈이다. 혹시 시국수습을 위한 영수회담을 개최한다해도 한보 및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와 김대통령의 「조치」가 끝난 뒤에나 가능할 것 같다. 다만 김대통령에게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는 「통첩성」의 야권총재회담이라면 두 사람이 고려해볼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두 사람간의 최근 관계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의제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양당 총재회담이 열리게 되면 시국문제와 함께 논의해야 할 내각제 및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한 양당간 물밑협상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최근 빈번한 접촉을 통해 내각제 문제를 논의했으나 「5.19」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의 내각제 공식채택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대중총재는 전당대회 후 김종필총재를 만나고 싶어하나 김종필총재는 『양당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나 만나자』는 소극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가 전당대회에서 내각제에 대해 분명하게 당론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양당 모두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에 후보단일화 문제를 꺼내자는 일종의 「버티기」인 셈이다. 이래저래 3김씨간의 만남은 당분간 성사되기 힘들 전망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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