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얼마나 쓰나]돈나오는 곳 모두 『비밀』

  • 입력 1997년 4월 25일 20시 11분


<<한보사태로 92년 대선자금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고 「고비용정치구조」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대선예비주자들이 대선캠프 운영과 사조직관리, 각계 인사 영입 등 세확장 등에 벌써부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일부 대선예비주자 진영의 거물급 영입인사들에게는 월 수천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일부 대선예비주자는 계보소속 의원과 지구당위원장에게 상당액의 자금과 활동비를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이처럼 각 대선예비주자들이 펑펑 써대고 있는 막대한 자금의 출처는 하나같이 분명치 않아 「검은 돈」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벌써부터 「줄서기」를 하며 뒤에서 돈을 대주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정권에서도 「제2의 한보사태」가 날 것이며 누가 당선되든 결국은 「범법자」를 뽑는 것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거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대선예비주자들의 돈 씀씀이를 대충이나마 알아 본다.>> ▼ 이회창 ▼ [서울시내에 사무실 5개…「월200만원」직원 수십명] 정치입문 1년여만에 여권의 대선주자 중 가장 방대하고 탄탄한 외곽조직을 구축했다. 이대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외곽조직은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최소 5개 이상의 사무실을 거점으로 활동중이다. 수송동 이마빌딩 8층과 13층의 2개 사무실(각 50평 규모)이 본부격. 그밖에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21세기 교육문화연구원」 △논현동 건창빌딩 「21세기 교육문화포럼」 △여의도 삼도오피스텔 「한국청년포럼」 사무실 등이 있다. 광화문 석탄회관 7층의 「석공」사무실은 대표취임 후 폐쇄됐고 세종로 대우빌딩 6층의 「한국사회연구원」 사무실은 대표취임 후 개원작업이 중단됐으나 이들 사무실도 이대표 측근들이 얻은 것이다. 이대표측은 그 중 이마빌딩의 2개 사무실만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대표측은 또 유급직원은 비서관 1명과 운전기사 1명, 여직원 2명 등 4명뿐이고 모두 「순수한 자원봉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표 캠프구성원 중엔 생업을 포기하고 뛰어든 사람들도 적잖은데 이들에게는 월 2백만원정도의 활동비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람이 수십명은 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추산이다. 또 이대표를 위해 활동하는데 드는 비용은 영수증으로 실비처리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이대표의 후원회 모금액은 2억2천만원 정도로 이는 이대표 캠프의 씀씀이에 비해 턱없이 적은 돈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이대표가 지인이나 친지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만 말하고 있다. ▼ 김대중 ▼ [개인비서 월급만 1,000만원…국고보조금 만으론 태부족] 김총재의 한달 씀씀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야당의 생리상 「돈의 흐름」은 극비에 부쳐지고 있다. 다만 한달 6억원 정도의 국고보조금 중 80%정도가 인건비나 당사 임대료 등 경직성 경비에 소요될 만큼 당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당 운영비 중 일부를 김총재 개인주머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김총재는 최근 한보청문회 당소속 특위위원 5명에게 1백만원씩 격려금을 전달했다. 지난 95년 국정감사 때만 해도 그는 의원들에게 각각 2백만원씩을 지급했었다. 김총재는 매달 당 공식예산과는 별도로 상당액을 대변인실 운영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총재 개인비서들에 대한 월급 지출도 만만치 않다. 수행비서 및 운전기사 7명과 일산 자택에서 근무하는 5명의 비서에 대한 인건비도 매월 1천만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의 대선행보를 외곽에서 돕고 있는 사무실은 서울시내에 4개가 있다. 창천동 인중빌딩 아태재단 외에 여의도 남중빌딩과 정우빌딩의 후보추대위와 대선기획팀, 마포동 한신코아오피스텔 개인사무실 등이다. 아태재단은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김총재가 매달 쓰고 있는 이런 자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극비다. ▼ 김덕룡 ▼ [사무실 운영비 월2,000만원…계보관리에도 엄청난 돈] 서울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 「덕린재」라는 대선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김의원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무실운영비는 월 2천만원정도. 그러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김의원측도 김의원을 돕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라고 하지만 이들에게도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원측은 본격적인 경선준비를 위해 여의도에 사무실 하나를 더 열 생각으로 장소를 물색중이다. 김의원측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계보관리이나 이는 김의원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1급비밀」이다. 김의원 계보인 한 의원은 『김의원이 총선때 자신의 계보에 속한 출마자 수십명에게 1천만∼3천만원을 대줬다』고 말했다. 다른 한 의원은 『김의원이 작년말까지만 해도 한달에 활동비조로 5백만원정도씩 대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의원측은 주로 중소기업을 하는 김의원의 친구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보사태가 터진 뒤엔 김의원 캠프의 「윤기(潤氣)」가 예전같지는 않다. ▼ 박찬종 ▼ [참모진 씀씀이 만만찮아…『고문료-특강료 충당』주장]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대선캠프가 있다. 79평으로 보증금 2천5백만원에 월 임대료 2백50만원을 내고 있다. 유급직원은 4명뿐이지만 참모진 15명이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주장이지만 참모진의 씀씀이가 만만치 않다. 박고문 또한 무소속시절과는 달리 궁해보이지 않는다. 돈걱정을 하는 일도 드물다. 박고문의 호를 딴 「우당회」라는 외곽단체 사무실은 서울견지동 서흥빌딩에 있다. 이 사무실은 회원들이 회비를 거둬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 박고문측은 박고문의 생계비는 몇 군데 기업으로부터 받는 고문료(변호사 또는 회계사)로, 사무실 운영비는 법조와 학교선후배 친지 등으로부터 십시일반으로 거둔 돈으로, 식대 등 제반 활동경비는 특강료로 충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이홍구 ▼ [사무실 유지비 2,500만원…공식 활동비만 월500만원] 서울 여의도 동우국제빌딩에 1백여평 규모의 개인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상근자는 7명. 임대료와 관리비 인건비 경조사비 등을 모두 합쳐 월 1천2백만원정도가 들어간다고 밝히고 있다. 이고문이 최근 개설한 서울적선동 현대빌딩 「미래사회연구원」 사무실도 1백평 규모로 여의도사무실과 비슷한 경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유지비는 이고문이 대부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문의 공식활동비는 월 5백만원정도라는데 비공식활동비 규모는 확실치 않다. 이고문은 자금출처에 대해 『친지 등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 이한동 ▼ [100평규모 사무실 또 개설…『곳곳서 도와주는 사람 있다』] 정계입문 후 줄곧 사용해온 서울서소문 대한빌딩 변호사사무실을 대선캠프로 겸용해왔으나 25일 서울인사동 태화빌딩에 1백평 규모의 사무실을 새로 얻었다. 서소문사무실의 유지비는 임대료와 관리비 및 유급직원 2명의 인건비 등 월 1천만원이 들었는데 새로 사무실을 얻어 유지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고문 역시 사무실유지비와 활동비 등의 출처에 대해서는 『후원금도 있고 여기저기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 이인제 ▼ [여의도에 캠프 새로 차려…전체 상근요원 10명 넘어] 최근 서울 여의도 정우빌딩에 30여평 규모의 「비전 한국 21」이라는 사무실을 차리고 모신문 수석논설위원을 지낸 J씨를 원장으로 영입했다. 상근요원은 5,6명으로 다음달초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95년 경기지사선거 이후 계속 운영해온 경기 과천 소재 사무실 「청계포럼」에도 4명의 직원이 상근하고 있다. 사무실 운영비 인건비 등의 규모와 출처에 대해서는 『겨우 꾸려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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