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어떠하며 지금 당장 하고싶은 일은….
『여러분들이 세심히 보살펴주셔서 건강상태는 매우 좋다. 방금 말씀드렸지만 지금 서울에 도착한 내 마음은 한마디로 말해 감개무량하다. 여기 올 때까지 두달남짓동안 유일한 목표가 서울에 제대로 도착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서울에 (안전하게)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의 걱정이었다. 도착해서 남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욕망이 생긴다. 그것은 늙은 몸으로서 자기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조국통일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죽을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제대로 될 수 있을는지) 걱정이 된다. 여기 있는 분들이 잘 도와주기 바란다』
―67일동안 중국과 필리핀에서 어떻게 지냈으며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중국과 필리핀에서 각각 한달남짓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었지만 중국 필리핀과 한국정부에서 세심히 보살펴준 덕택에 걱정없이 지낼 수 있었다. 나로서는 전쟁을 막고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바칠 생각이다』
―귀하의 망명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에 온 성격을 자신이 규정해달라.
『어쨌든 나는 갈라진 조국의 한 부분을 조국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망명이나 귀순은 나와는 상관없다. 나는 북에서 일을 잘 못해서 사태를 바로잡지 못하고 내려왔다.(단호한 어조로 반복해서) 나는 갈라진 한 땅을 조국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여기 와서 남쪽 형제들과 서로 힘을 합쳐서 조국통일을 앞당길 것이다』
―귀하의 망명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앞으로 내가) 어떻게 일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