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공조 『위험수위』…상대 감정 자극 송곳발언 잦아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지난 1일 청와대 영수회담 이후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서로 엇나가고 있다. 「내각제를 고리로 후보단일화를 이룬다」는 양당간의 기본합의구도마저 흔들리는 인상이다. 최근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DJ)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JP)총재는 비록 간접화법이긴 하지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상대방을 자극할 만한 「송곳발언」도 몇차례 주고 받았다. JP는 4일 부산지역 지구당위원장 회의에서 국민회의를 겨냥, 『5월 전당대회에서 「신의」가 있는지 없는지 지켜본뒤 국민에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내각제 당론변경 여부를 보고 야권공조를 계속할 지를 결정하겠다는 분명한 「경고」인 셈이다. JP는 이 자리에서도 『단일화가 안되면 따로따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독자출마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단일화가 안될 것에 대비, 「홀로서기」를 준비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DJ도 요즘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DJ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JP를 깎아 내렸다. 그는 영수회담에서 이대표가 JP의 내각제 주장을 듣고 『4.19직후 국민의 절대적 지지속에 내각제를 실시했으나 잘 안되지 않았느냐』고 반론을 편 대목은 『핵심을 찌른 얘기』라고 치켜세웠다. 5.16쿠데타로 내각제정권을 무너뜨린 JP에 대한 간접적인 면박도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잘 나가던」 두 사람 사이에 갑자기 냉기류가 도는 이유는 뭘까. 영수회담 이후 연내 내각제개헌은 사실상 물건너가고 양당의 전당대회는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단일화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샅바싸움」을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자민련은 「당연히 DJ가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회의측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양당은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생각이다. 국민회의 韓光玉(한광옥) 자민련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은 『최근의 상황변화에 따라 양당의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금명간 접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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