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法대로』발언 與반응]「피할수 없는 문제」공감

  • 입력 1997년 3월 14일 20시 21분


[이동관·박제균·정연욱 기자]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신임대표가 金賢哲(김현철)씨의 한보청문회 증인채택 문제 등에 대해 「법절차와 법정신에 따라 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여권내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내부의 반응은 비교적 덤덤하다. 「현철씨 개인의사가 중요하다」는 지난주까지의 분위기와는 달라졌다. 청와대내의 기류가 청문회출석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잡혀가고 있음을 감지하게 하는 대목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4일 『증인출석은 물론 검찰수사 결과 위법사항이 적발될 경우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내 각 계파는 처한 입장에 따라 복잡하게 엇갈린다. 우선 초선의원들은 대부분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데 동조하는 편이다. 한 초선의원은 『현철씨 문제를 처리하지 않고는 결코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대표가 법대로 처리한다고 언명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도 출신 의원은 『법대로 처리한다고 말한 것은 증인채택문제 뿐 아니라 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다수 민주계 의원들도 『어차피 당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식으로든 현철씨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대표 혼자서 독단적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라 김대통령과의 조율속에서 거론돼야 한다. 인기에 영합하는 차원은 곤란하다』며 이대표의 문제제기 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민정계의원들도 『현철씨의 국정 전횡을 돌아볼 때 증인 채택은 대세다』며 공감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현철씨측은 묵묵부답이다. 한보사태로 검찰에 출두할 때 정면대응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지난 13일 입원중인 崔炯佑(최형우)고문의 병실을 찾은 현철씨는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공세에 입을 꼭 다물어 불편한 속사정을 드러냈다. 현철씨의 한 측근은 『현철씨가 최근 상황에 무척 침울해 있다』며 『아직 자신의 거취에 대해 뭐라고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현철씨의 심경을 전했다. 또다른 측근은 『현철씨의 처리문제는 이제 현철씨 개인의 손을 떠난 것 아니냐』며 『대통령과 당이 문제해결의 가닥을 잡게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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