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서울직행」추진…北,망명묵인 시사따라 상황 호전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0분


中, 한국대사관 장갑차 경비
中, 한국대사관 장갑차 경비
정부는 북한이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의 망명을 묵인할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한데 따라 중국측에 황비서의 자유의사를 확인토록 요청하는 등 망명협상을 신속히 진행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북한측이 동의한다면 황비서 자유의사 확인과정에 북한측 관계자도 입회시키는 한편 황비서를 제삼국을 거치지 않고 북경에서 곧바로 서울로 데려오는 방안도 중국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의 망명허용 시사는 중국의 입장을 홀가분하게 해줄 것이며 특히 북한이 이런 입장을 중국측에 전달한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 정부도 중국측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7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황비서 망명묵인을 시사했을 뿐만 아니라 金正日(김정일)도 이같은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북한매체들이 보도했다. 통일원에 따르면 김정일은 이미 『혁명가요(赤旗歌·적기가)에 있는 것처럼 비겁한 자들은 갈라면 가라. 우리는 혁명의 붉은 기(旗)를 지킬 것이다』고 말했다고 북한 중앙방송이 지난 15일과 18일 「정론」을 통해 잇따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일원 당국자는 『김정일의 지적은 황비서 망명 이전에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중앙방송이 이 시점에 이를 거듭 보도한 것은 황비서 망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외교부대변인은 17일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형식을 통해 『황장엽이 납치되었다면 우리는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가 망명을 추구했다면 그것은 변절을 의미하므로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황비서가 적들에게 납치된 것 외에 다른 것일 수 없다』는 지난 13일 북한 외교부대변인의 주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방형남·문철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