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편지]『北은 봉건체제』…지난달 북경거주 한인에

  • 입력 1997년 2월 13일 21시 56분


중국 북경에서 한국망명 요청을 한 북한노동당국제담당비서겸 최고인민회의외교위원장 黃長燁(황장엽)은 지난달 2일 북한체제를 강력히 비판하는 장문의 편지를 북경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국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황은 이 편지에서 『지금 북한은 사회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고 인민들 노동자들 농민들 지식인들이 굶어죽는 봉건주의체제』라고 전제, 『봉건사회라도 이 정도되면 농민폭동이라도 일어나겠지만 독재체계가 너무나 째이고 탄압이 너무 무자비해 북의 인민들이 자체의 힘으로 도탄속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은 또 『지금 북한 농민들은 자기 식량으로 남겨놓은 몫에서 3개월분을 떼어 군량미로 바쳐야 하는 등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북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비참한 생활형편, 포악무도한 독재의 실상을 남측이나 미국 일본이 정확히 파악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밀관제를 생명같이 여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남북의 평화적통일을 실현하자면 남이 정치적으로 통일되고 1인당 소득이 일본을 따라 잡아야 할 것』이라면서 『북은 4자회담을 남한과 미국, 남한과 중국 사이를 이간시키는 마당으로 이용하려 할 뿐 절대로 남과 타협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굳게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대북(對北)정책기조와 관련, 『북의 소위 고자세외교를 자꾸 조장시키는 등 대외적으로 북을 최대한 고립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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