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勳기자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측근인사인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의원과 金佑錫(김우석)내무장관이 12일 검찰에 전격 소환됨으로써 「한보 태풍」의 위력이 절정에 달한 듯한 분위기다.
검찰은 11일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과 鄭在哲(정재철)의원을 구속한 직후만 해도 외관상으로는 「주범이 처리됐다」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여야 정치인 2,3명을 추가로 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듯했다.
검찰은 그러나 홍의원 정도로는 이번 사건의 의혹이 완전히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듯 곧바로 민주계 핵심인사인 두 사람을 소환함으로써 수사는 더욱 확대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 정의원에 이어 황의원과 김장관이 검찰에 불려온 것은 현정권의 심장부인 민주계 인사들이 이번 사건의 주역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주는 대목이다.
이는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현정권의 실세들에게 집중적인 로비를 벌인 결과일 수도 있다.
이들의 뇌물비리가 개인차원의 비리라기보다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묵시적으로 역할분담을 하는 등 조직적 행동을 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검찰수사가 과연 이같은 의혹까지 파헤칠 수 있을지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검찰은 이날 소환한 김장관과 황의원중 황의원이 은행대출압력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회 재경위원장이라는 직분을 이용해 산업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
검찰은 또 황의원이 주중국대사로 있을 때부터 한보철강의 중국 천진공단 진출문제와 관련해 정총회장과 관계를 맺었으며 이때도 로비를 받지않았느냐는 의혹을 갖고있다.
김장관에 대해 검찰은 제일은행에 대출압력을 행사했다는 강한 의혹을 갖고 있었으나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의 강력한 부인으로 명확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3년이후 김장관을 옆에서 보좌해온 비서실장 김모씨가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 김장관과 한보와의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것.
그리고 김장관과 이전행장이 마산상고 동기동창이라는 점에서 「정총회장―김장관―이전행장」으로 이어지는 로비사슬이 형성됐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