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나-취안예,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댄스 한국 최초 우승
ISU “클린 연기-복잡한 구성… 무결점”
주니어 세계선수권서도 메달 도전
임해나(위)-취안예 조가 28일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ISU 피겨 공식 트위터
“아시아에서는 아이스댄스라는 종목이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선구자가 돼서 앞으로 모두가 ‘기억할 만한 커플’이 되고 싶다. 그게 첫 번째 목표다.”
임해나(18)는 지난해 한국 아이스댄스 국가대표로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 참가해 파트너 취안예(21)와 메달(동메달)을 합작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나 임해나-취안예 조는 28일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막을 내린 2022∼202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고 자란 임해나는 캐나다와 한국 이중 국적자다. 임해나가 중국계 캐나다 선수인 취안예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건 2019년 7월부터다. 지난 시즌부터 임해나가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로 하면서 취안예도 태극마크를 달고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을 치렀다. 아이스댄스는 파트너와 오래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규정이 유연한 편이다. 남자 선수는 21세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또 조를 이뤄 참가하는 두 선수의 국적이 다를 경우 둘 중 하나를 택해 출전할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취안예도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임해나-취안예 조는 이번 대회 리듬댄스에서 62.71점, 프리댄스에서 99.25점을 받아 합계 161.9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147.66점)를 한 프랑스의 셀리나 프라지(17)-장앙스 푸르노(19) 조보다 14.3점이나 높았다. ISU 공식 트위터는 “무결점이다! 클린 연기와 복잡한 구성을 앞세운 임해나-취안예 조가 넉넉한 격차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고 전했다. 한국 피겨는 그동안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2004년) 김해진(2012년) 이해인(2019년)이, 남자 싱글에서는 이준형(2014년) 차준환(2016년)이 주니어 그랑프리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아이스댄스에서 우승한 건 임해나-취안예 조가 처음이다.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딴 한국 아이스댄스 선수도 없었다.
임해나는 4세 때 스케이트를 시작해 14세 때까지는 여자 피겨 싱글 선수로 활동했다. 연기를 좋아했던 것에 비해 점프를 어려워했던 임해나는 점프는 적고 퍼포먼스가 많은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임해나는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고 싶다”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두 선수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도 함께 출전하려면 취안예가 귀화시험을 치러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한다. 주니어 그랑프리와 달리 올림픽은 두 선수의 실제 국적이 같아야 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민유라(27)와 함께 아이스댄스에 출전한 알렉산더 겜린(29) 역시 미국 출신이지만 한국 국적을 얻은 뒤 올림픽에 나섰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리듬댄스 배경 음악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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