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주민 유대감-풍부한 北지하자원… 통일 희망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매년 3, 4회 방북… 獨 한반도 전문가
리히터 나우만재단 서울사무소장

“전통, 경제 그리고 연속성이다.”

독일 통일 25주년(3일)을 맞아 지난달 30일 만난 라스 안드레 리히터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서울사무소장(41·사진)은 독일 사례가 한반도 통일 미래에 던지는 시사점을 세 단어로 압축했다.

독일 디벨트지 기자를 거쳐 훔볼트대에서 정치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12년 비영리 기관인 나우만재단 서울사무소장으로 부임한 그는 남북한 정세에 밝은 독일의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매년 3, 4차례 방북해 북한 관료와 학자들을 상대로 행정 및 예산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이달 말 또 다른 방북을 준비 중이다.

리히터 소장은 먼저 전통과 그에 따른 유대감을 통일의 중요한 밑거름으로 꼽았다. 그는 “나치 독재를 경험한 독일인들에게 국가나 역사란 한동안 부끄러움의 대상이지 연대의 발판은 될 수 없었다. 반면 남북한 주민들의 역사나 전통에 기반을 둔 유대감은 매우 끈끈하다”고 진단했다. 통일의 전제 조건으로는 독일에 비해 매우 고무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리히터 소장은 이어 “동독이 지금의 북한보다 경제면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동독과 달리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어 훨씬 유리한 시장경제적 토양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리히터 소장은 통일 후 성공적 사회 통합 위한 ‘연속성’을 강조했다. 리히터 대표는 “전후 나치 독재 시절 활동했던 중간급 교육자나 정부 관리들까지 모두 다 처벌할 수 없었던 것은 행정적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측면이 강했다”며 “콘라트 아데나워 전 총리도 ‘깨끗한 물이 모자랄 땐 더러운 물을 다 버릴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철학을 내세웠다”고 전했다. 반면 “통일 후 동독의 엘리트 상당수는 직장을 잃고 ‘낙후 세대’로 전락해 사회적 통합에 진통을 겪었다”고 전한 리히터 소장은 “독일 사례를 교훈 삼아 한반도 통일 후 북한 중간급 엘리트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