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에 권력 집중된 개방형 감사관제 보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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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음주감사 등 특별조사… 軍부재자 부정투표 폭로 이지문 씨

“신고하면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오랫동안 학교 내 성범죄가 은폐돼 온 것이지요. 서울시교육청 내부 직원의 제 식구 감싸기도 문제였고, 외부 인사인 감사관도 조직문화와 갈등을 빚으면서 변화가 더뎌진 것 같습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현역 중위 신분으로 군부재자 투표 부정을 폭로했던 이지문 한국공익신고지원센터 소장(47·사진)이 10일 서울시교육청 특별조사팀의 외부 인사로 위촉됐다. 특별조사팀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공립 A고교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조사하던 중 음주 감사, 부서 내 내홍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시교육청 K 감사관과 감사실 직원들을 조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별조사팀에는 이 소장 외에 오성숙 시교육청 상근시민감사관과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소장은 “권력이 한 명에게 집중되는 개방형 감사관제에 대한 내부 반발이 심한 만큼 이를 보완할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방형 감사관제는 대체로 기관장의 측근이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 뽑히는 경우가 많아 내부에서 승진, 전보로 임명되는 감사관보다 더 권력이 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또 제보자의 신원 노출을 줄이고, 감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옴부즈맨이나 외부 기관이 제보를 받아 이를 다시 해당 기관에 알려주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믿을 수 있는 시민단체 또는 국가인권위원회 등 외부 기관에 제보나 신고를 한 뒤 이 내용을 검증해 해당 기관 감사관실에 외부 기관이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 소장은 “이럴 경우 제보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고, 부실한 감사에 대해서는 상시 지적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지문#개방형 감사관제#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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