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월시 대사 “서울 대중교통 시스템 완벽… 관용차 없어도 되겠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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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월시 신임 주한 캐나다 대사

주한 캐나다대사관 1층에 전시된 무스(사슴의 일종)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한 신임 에릭 월시 캐나다 대사. 그는 “무스는 한국의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캐나다를 상징하는 동물”이라며 “한국의 많은 초등학생이 우리 대사관에 견학을 와서 이 인형과 사진을 찍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주한 캐나다대사관 1층에 전시된 무스(사슴의 일종)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한 신임 에릭 월시 캐나다 대사. 그는 “무스는 한국의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캐나다를 상징하는 동물”이라며 “한국의 많은 초등학생이 우리 대사관에 견학을 와서 이 인형과 사진을 찍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반했습니다. 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네요.”

2월 초에 부임한 에릭 월시 신임 주한 캐나다 대사(43)가 14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 캐나다 대사관저에서 동아일보와 첫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월시 대사는 주로 고급 외제차를 관용차로 타는 많은 다른 나라 대사들과 달리 국산 중형차인 2000cc 쏘나타를 택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살아봤지만 서울처럼 대중교통 시스템이 완벽한 곳은 없다”며 “직접 운전할 일도 많지 않아 굳이 큰 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 출신으로 명문 맥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캐나다 외교통상부에 들어가 동아시아국 과장, 독일 부대사 등을 지냈다.

월시 대사는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하고 북핵 문제도 상존해 캐나다에 계신 부모님이 다소 걱정을 하셨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전혀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의 국가원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다. 월시 대사는 “한국과 캐나다는 여성 국가수반이라는 공통점 외에 겨울스포츠 강국, 겨울올림픽 개최국 등 비슷한 점이 많다”며 “대사 임명장을 받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겨울올림픽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를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조언했다. 이어 “이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강자인 한국이 더 많은 겨울스포츠 종목에서 우수한 선수를 키워낼 수 있는 기회가 아니겠느냐”며 “‘제2의 김연아’를 발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시 대사는 외교통상부 동아시아국 과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1월 북한을 며칠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고층빌딩 등 평양의 겉모습은 생각보다 화려했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 경직되고 어두워 보여 안타까웠다”며 “한국 대사로 재직하는 동안 다시 북한을 다시 방문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국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외에 독일어 헝가리어 루마니아어 폴란드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최근 한글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대학생 때 한국인 친구로부터 김치를 접한 후 김치 맛에 매료됐다는 월시 대사는 “토론토에도 많은 한국인이 살아 한국문화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와서 살아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올릴 때 흔히 연상하는 케이팝이나 화려한 밤 문화보다 고궁, 성곽길 등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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