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군인정신’ 오바마와 세번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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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렘즈버그 중사 소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코리 렘즈버그 육군 중사를 처음 봤을 때는 늠름한 군인(왼쪽 사진 오른쪽)이었으나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생사의 기로에 있었다(가운데 사진 왼쪽). 그는 아프가니스탄 복무 중 폭발 사고 뒤 혼신의 재활 노력으로 불굴의 군인정신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세 번 만난 상이용사. 그가 보여준 불굴의 군인정신이 오바마 대통령을 감동시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코리 렘즈버그 중사를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6월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행사. 렘즈버그 중사는 육군 최고 정예 보병부대인 레인저 부대 소속으로 낙하 훈련 시범을 훌륭히 펼쳐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다.

두 번째는 9개월 후인 2010년 4월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 군병원.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던 오바마 대통령은 병상에 누워있는 렘즈버그 중사를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용맹했던 군인이 뇌수술을 받고 몸이 마비된 채 혼수상태를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렘즈버그 중사는 낙하산 시범 후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참전했다가 폭발 사고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7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세 번째로 렘즈버그 중사를 만났다. 학교 연설차 피닉스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렘즈버그 중사를 한 빈 교실에서 3년 4개월 만에 ‘조우’했다. 사실은 대통령 보좌진이 피닉스에 살고 있는 렘즈버그 중사와 사전에 조율한 결과였다. 아직 휠체어에 앉아 있던 렘즈버그 중사는 혼신의 노력을 다해 천천히 일어나 군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레인저 부대의 구호로 유명한 “레인저가 앞장선다(Rangers, lead the way)”라는 구령과 함께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가며 대통령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옆에서 지켜보던 의사들은 렘즈버그 중사가 걷는 모습을 보고 “기적 같다”고 입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흘 후 상이군인협회 연설에서 렘즈버그 중사를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중은 대통령과 렘즈버그 중사의 감동적 재회 스토리에 눈물을 흘리며 떠나갈 듯한 박수를 보냈다. 렘즈버그 중사는 NYT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군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온 힘을 다해 걷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 군인과 세 번이나 만난 것도 처음일 뿐만 아니라 렘즈버그 중사가 보여준 군인정신은 대통령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뉴욕타임스#코리 렘즈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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