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진순자 할머니 “나이들면 좋은 일 하고 가야지”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평생 모은 1억 기부

힘겹게 번 돈을 세상에 내놓은 진순자 할머니. 얼굴 알리는 것은 극구 사양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힘겹게 번 돈을 세상에 내놓은 진순자 할머니. 얼굴 알리는 것은 극구 사양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지난해 12월 16일 70대 할머니가 부산 연제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사무실 문을 열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해서 오셨어요?” 직원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기부를 하고 싶어서요. 지구촌 곳곳에서 어렵게 사는 아이가 많지요. 우리도 6·25전쟁 끝나고 해외원조를 받은 덕에 공부도 하고 그랬잖아요. 나이가 들면 좋은 일 하나는 하고 가야지요.” 할머니는 굳은살 박인 손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경남 양산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진순자 할머니(73)가 내놓겠다고 한 돈은 1억800만 원. 부산에서 군밤장사와 건어물 노점상, 파출부 등을 하며 모은 돈으로 산 땅을 판 돈이었다. 진 할머니는 2010년 10월 TV에서 우간다 어린이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기부를 마음먹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 2010년 11월부터는 어린이재단에 한 달에 2만 원씩 후원도 했다. 어린이재단은 할머니의 기부금을 아프리카 우간다의 마신디 지역에 사는 30명의 어린이들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매월 3만 원씩 전달할 계획이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