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소녀, 외교부장관에 러시아어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0일 03시 00분


이현경양 “외교관 만나고 싶다”
외교부에서 초청 소원 이뤄져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현경 양(왼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만나 김 장관의 명함에 적힌 트위터 계정을 보고 있다. 이 양의 장래 희망은 외교관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현경 양(왼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만나 김 장관의 명함에 적힌 트위터 계정을 보고 있다. 이 양의 장래 희망은 외교관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의 장관 접견실로 왜소한 체구에 마스크를 쓴 소녀가 들어섰다. 3년째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현경 양(15)이었다. 다소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김성환 장관을 만나자 이 양은 또박또박 외교관이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외교관 언니 오빠들을 만나고 싶다”는 이 양의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 60만 원의 정부 보조금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이 양은 외교관이 돼 세계 곳곳의 아픈 어린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본보 18일자 A27면 참조

이 양은 “회화 교재와 테이프를 들으며 간단한 중국어와 러시아어 회화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쉬운 언어가 아닌데, 다음에 다시 만나면 러시아어로 얘기하자”고 말하자 이 양은 “지금 해도 될까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고는 러시아어로 인사를 건넸고 김 장관도 러시아어로 인사를 받았다. 김 장관은 러시아어로 “생각보다 러시아 말을 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장관은 과거 주러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외교부 동구과장도 지냈다.

이 양은 수첩을 꺼낸 뒤 김 장관에게 외교관이 갖춰야 할 덕목을 물었다. 김 장관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외교관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써 이 양에게 선물했다. 이어 이 양은 남녀 외교관 2명과 만나 외교관의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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