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의 어머니’ 금융계 첫 女CEO 됐다

  • Array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푸르덴셜생명 사장에 손병옥 씨… “행복한 일터 만들기 주력할 것”

금융권 첫 여성 최고경영자가 된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사장은 “고객들에게 존경받는 보험사가 되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제공
금융권 첫 여성 최고경영자가 된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사장은 “고객들에게 존경받는 보험사가 되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제공
“금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푸르덴셜생명이 고객으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잘 해야 많은 후배 여성 임원들이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되지 않겠어요?”

은행 보험 증권 등 국내 주요 금융업계에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은 14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손병옥 부사장(59)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손 사장은 2003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여성 부사장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 주요 금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올랐다.

손 사장은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기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성 특유의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이 회사를 행복한 일터로 느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행복하면 자연스레 서비스가 향상되고 고객 만족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푸르덴셜 본사는 한국을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 중 한 곳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준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승부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국내 보험업계에 여성 임원이 드문 현실과 관련해 손 사장은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과는 달리 사람의 온기와 믿음이 느껴져야 한다”며 “죽음과 질병 등 우리 삶의 위험을 보장해야하는 상품의 특성상 여성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고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손 사장은 회사 내에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푸르덴셜의 어머니’로 불린다. 여성후배를 키우기 위한 각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여성 임원들간에 정보 공유와 차세대 여성임원 육성을 위한 모임인 ‘위민 인 이노베이션(Women in INnovation·WIN)’을 2007년 결성해 지금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 모임은 2009년 4월여성부(현 여성가족부) 후원을 받아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손 사장은 1974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HSBC 등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96년 푸르덴셜생명 인사부 부장으로 보험업계에 입문했다. 그 뒤 임원을 거쳐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인사, 재무, 홍보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지난해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보전, 재무, 정보기술(IT)까지 보험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졌다. 그의 남편으로 2007년 별세한 이석영 전 중소기업청장은 생전 아낌없는 ‘외조’로 손 사장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