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 선장 58세 생일, 산낙지 병상에서 먹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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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기분 최고” 촛불 한개 꽂고 잔치

“제2의 인생을 사는 건데… 한마디로 기분 최고 아입니까(아닙니까).”

22일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의 목소리는 환한 표정만큼이나 들떠 있었다. 그는 이날 입원 중인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생일을 맞았다. 이날 병실에서는 제법 ‘성대한’ 생일파티가 열렸다. 부인 최진희 씨(58)와 아들 현수 씨(31) 등 가족들이 자축과 함께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잔치’를 마련한 것이다.

10m²(약 3평)도 채 안 되는 병실 곳곳에는 간호사들이 꾸민 하트 모양의 풍선과 ‘해피 버스 데이’라는 축하문구가 붙었다. 소의영 아주대의료원장, 유희석 병원장 등 의료진도 참석했다. 생일 케이크에는 ‘제2의 인생(한 살)’을 의미하는 초 한 개가 꽂혔다. 축하 노래를 들으며 촛불을 끈 석 선장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그는 “거의 기적이죠. 총알을 한두 발 맞은 것도 아닌데. 이제 살아났으니 제2의 인생이나 마찬가지니까 남다르게 잘 살아야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생일상에는 산 낙지와 생선회가 올라왔다. 석선장은 입원중 산 낙지가 가장 먹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산 낙지는 이날 전남 무안군수가 보냈고 생선회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횟집 사장이 보낸 것이다. 석 선장은 낙지와 회를 먹은 뒤 “오랜만에 먹으니까 정말 맛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주대병원도 이명박 대통령의 병문안 사진 액자와 병원 로고가 새겨진 만년필을 선물로 건넸다.

석 선장은 현재 휠체어를 탈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복합골절상을 입은 왼쪽 손목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술이 예정돼 있다. 석 선장은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회복됐다”며 “퇴원하면 집사람과 함께 아직 가지 못한 제주도를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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