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애 다시 못볼 왕오천축국전 보니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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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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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회원 1000명과 ‘1300년 만의 귀향’ 둘러봐

1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서울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오른쪽)과 ‘108산사순례기도회’ 신도 1000여 명이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관람을 위해 기획전시실로 향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서울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오른쪽)과 ‘108산사순례기도회’ 신도 1000여 명이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관람을 위해 기획전시실로 향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오늘과 같은 인연이 주어진 것은 한국 불자들의 복! 이번 생애에는 다시 친견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호국참회기도도량 본찰인 서울 도선사의 주지 혜자 스님과 ‘108산사순례기도회’ 신도 1000여 명이 1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을 관람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이를 발견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혜림의 ‘일체경음의’ 등을 둘러본 혜자 스님은 “부처님의 인연법으로 이들 모두가 만나게 된 것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에게까지 이런 인연이 이어졌다는 것은 부처님의 공덕”이라고 말했다.

혜자 스님은 관람에 앞서 신도들에게 ‘성보(聖寶)’를 접하는 감격을 털어놨다.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 전시된 적이 없는 ‘왕오천축국전’의 첫 번째 나들이가 저작자의 고향인 한국에서 무려 1300년 만에 이뤄지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오늘 원전을 친견한 공덕으로 기도회 회원들 가내가 화평하며 하시고자 하는 일 원만성취 되기를 축원 드립니다.” 소감을 마친 혜자 스님은 신도들과 함께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고 그들의 극락왕생을 기도하기도 했다. 이어 신도들은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에 참여했다.

1000명이 넘는 인원에도 불구하고 관람 분위기는 차분했다. 신도들은 1000년 세월을 뛰어넘은 실크로드의 불교 예술품들을 접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혜자 스님은 혜초의 여정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전시장 입구의 영상을 보며 학예연구사에게 혜초가 지났던 도시들에 대해 꼼꼼히 질문했고,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중국 둔황 막고굴 장경동 모형 앞에서는 “이곳이 혜초 스님이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한 곳이냐”고 묻기도 했다. 혜초가 고향을 그리며 썼다는 ‘오언시’를 읽은 뒤에는 과거 혜초의 고행을 곱씹어보는 듯 한동안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을 마친 혜자 스님에게 전시도록과 ‘왕오천축국전’ 영인본을 선물했다. 혜자 스님은 감사를 표하고 “젊은 시절 미지의 땅을 거침없이 떠돌았던 혜초 스님의 구도정신과 개척정신을 본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산사를 순례함에 있어 그런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왕오천축국전’은 20일까지 연장 전시된 뒤 짧은 귀향을 마치고 23일 프랑스로 돌아간다.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은 4월 3일까지 계속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 ::
기간: 2011년 4월 3일까지(왕오천축국전은 3월 20일까지·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문의: 1666-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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