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참전 마지막 용사 버클스씨 알링턴 국립묘지서 하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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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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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일정까지 바꿔 참석 ‘마지막 예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15일 오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이날 워싱턴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거행된 제1차 세계대전 참전 마지막 생존용사였던 프랭크 버클스 씨(사진)의 하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버클스 씨는 지난달 27일 11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대통령과 부통령의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은 당초 일정에 없던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하관식에 앞서 버클스 씨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두 사람은 성조기에 싸여있는 버클스 씨의 관 앞에 서서 한동안 고개를 숙이며 노병의 마지막 길에 극진한 예우를 갖췄다.

이날 백악관을 비롯한 미 전역의 공공기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포고에 따라 조기가 게양됐다. 또 해외 주재 미국 공관과 미군 함정 등에도 조기가 내걸렸다.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이날 일정에도 잡혀 있지 않던 하관식에 동시에 참석한 것은 미국이 참전용사에게 얼마나 예우를 갖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버클스 씨의 하관식은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최고의 군사 예우를 갖춰 거행됐다. 그의 관은 생전에 고인이 가장 존경한다고 말해온,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을 지휘한 존 퍼싱 장군 묘역 근처에 안장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메모리얼 채플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프랭크 버클스 씨의
영결식에 참석해 그의 딸 수재나 플래내건 씨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왼쪽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백악관 제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메모리얼 채플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프랭크 버클스 씨의 영결식에 참석해 그의 딸 수재나 플래내건 씨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왼쪽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백악관 제공
1901년 미주리에서 태어나 오클라호마에서 자란 버클스 씨는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결정한 직후인 1917년 신병모집소를 찾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16세로 18세 이상만 참전 가능하다는 군 장교의 만류에도 수차례 지원한 끝에 나이를 고쳐 입대를 허락받았다. 그는 유럽에서 육근 앰뷸런스 운전병으로 근무했고,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당시 계급은 상병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한 그는 필리핀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붙잡혀 미군이 구출해 주기 전까지 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다.

버클스 씨의 사망으로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가운데 남아 있는 사람은 영국인 2명밖에 없게 됐다.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최고의 예우를 갖춘 하관식이 거행됐지만 미 의사당의 로툰다홀에는 버클스 씨의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족과 몇몇 의원이 로툰다홀에 버클스 씨의 이름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에는 세상을 떠난 대통령과 군 장성, 상원의원 등의 이름이 올라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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