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우주인’ 아깝게 탈락 고산 씨 “봉사에 국적이 따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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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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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원 동료들과 ‘밥퍼 봉사’

1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고산 씨(35·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 20여 명이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고산 씨(35·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 20여 명이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봉사에 국적이나 이유가 따로 있을 수 있나요.”

대한민국 1호 우주인으로 선정됐다가 2008년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한 고산 씨(35)가 1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봉사활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서 고 씨와 함께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 20여 명도 동참했다. 봄방학을 맞아 고 씨와 함께 한국을 찾은 이들은 고 씨의 권유로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고 씨 등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직접 반찬을 썰고 급식판에 잡채와, 전, 오징어볶음을 담는 등 어르신 700여 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 씨는 “평소에 우리나라 NGO들의 역할에 관심이 많았다”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숙인들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밥퍼나눔운동본부와 연락이 돼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온 친구들은 모두 한국이 분단국가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룬 데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며 “모두들 힘들기는 하지만 한국에 도착한 첫날을 봉사로 시작한 점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출신인 지닌 제이콥 씨(28·여)는 “미국의 공공 무료배식은 효율성을 중시하고 양 위주로 이뤄지는 데 반해 한국의 밥퍼는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고 씨 등은 한국에 머무르는 일주일 동안 한국의 분단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판문점도 방문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1호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고 씨는 그동안 국내 고등학교 등에서 우주와 관련된 강연을 하며 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우주인을 양성하는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깨달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과학은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힘이 있지만 국내 과학기술 정책 분야는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일반인 인식 역시 낮다”며 “과학기술 정책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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