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 우애로 빚은 막걸리, 맛이 달라요”

  • Array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남 나주시 나주탁주 공장
3대째 가업… 매출도 쑥쑥

22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 나주탁주공장에서 장남 연수 씨, 아버지 장영균 씨, 막내 봉수 씨, 차남 현오 씨(왼쪽부터)가 이날 제조한 막걸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주탁주 제공
22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 나주탁주공장에서 장남 연수 씨, 아버지 장영균 씨, 막내 봉수 씨, 차남 현오 씨(왼쪽부터)가 이날 제조한 막걸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주탁주 제공
22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 나주탁주공장. 막걸리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 660m²(약 200평) 규모의 공장 내부에서 장연수 씨(39)와 동생 현오(35) 봉수 씨(32)가 누룩 맛을 보며 맛 조율에 한창이었다. 이들 삼형제는 2009년 2월경부터 할머니 김재심 씨(85)와 아버지 장영균 씨(68)가 60여 년 동안 쌓아온 제조비법을 전수받아 함께 막걸리를 빚고 있다.

삼형제의 가업 잇기는 2005년 시작됐다. 대학 졸업을 앞둔 막내 봉수 씨에게 아버지는 “조만간 막걸리 열풍이 불어 인기 술이 될 것이니 가업을 이으라”고 권유했다. 봉수 씨는 형들과 가업 잇기 고민을 논의하다 형제 모두 “명품 막걸리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봉수 씨가 먼저 같은 해 2월경 막걸리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장남 연수 씨는 “삼형제가 함께 일할 여건이 되지 않아 시기를 조율했다”고 말했다. 연수 씨는 2006년 직장생활을 접고 합류했다. 차남 현오 씨는 3년 뒤 가세했다.

삼형제가 우애로 막걸리를 빚으면서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막내 혼자 막걸리 가업을 계승한 첫해에는 연간 매출액이 1000만 원도 되지 않았다. 6년 뒤인 지난해는 연간 매출액이 4억 원으로 늘었다. 현오 씨는 “형제들이 30분 간격으로 균을 관리해 좋은 맛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막걸리공장은 균의 발효·배양과정을 자동화했지만 사람 손맛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봉수 씨는 “3대째 내려온 제조비법을 형님들과 함께 발전시켜 명품 막걸리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며 빙그레 웃었다.

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