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오천축국전 한국 나들이 마감 앞으로 한달… “감동을 놓치지 마세요”

  • Array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한 달이 지나면 언제 또 왕오천축국전을 볼 수 있을까.” ‘왕오천축국전’이 약 1300년 만에 신라 스님 혜초의 조국을 찾아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에 전시되고 있다. 왕오천축국전은 이를 보관하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조차 공개 전시한 적이 없을 만큼 진귀한 유물. 이 왕오천축국전이 3월 17일 3개월간의 짧은 나들이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간다. 전시회는 4월 3일까지지만 왕오천축국전의 대여 조건이 3개월이기 때문. 한 달 뒤면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왕오천축국전.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말을 통해 그 감동을 함께한다.》

■ 감동의 순간 말말말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 왕오천축국전을 관람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 왕오천축국전을 관람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어려움을 이겨가며 탐험하고 진리를 추구하고…이렇게 대단한 큰스님이 계시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참으로 위대한 스님, 위대한 문명 탐험가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전시장을 찾아 생애 처음 왕오천축국전을 접한 뒤 이렇게 말했다.

두 달간 수많은 유명인사가 전시회를 찾아 그들의 감동을 다양한 말로 전했다. 5일 가족과 함께 전시회장을 방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내 생애에 왕오천축국전을 직접 보게 되다니 영광”이라며 감격해했다. 1월 24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스님 40여 명과 종무원 200여 명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아 “친견하는 순간 구도를 향한 혜초 스님의 열정이 13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고스란히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웠다”며 벅찬 감격을 표했다.

몇몇은 독특한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임권택 영화감독은 “오래된 전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소감을 전했고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글씨를 보면 사람을 안다고, 이 온순한 글씨를 쓴 사람은 평생 성질 한 번 안 부렸을 사람”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소설가 김탁환 씨는 ‘내 마음속의 혜초’라는 기고문을 통해 “스무 살 혜초!…왕오천축국전은 늙음을 모르는 젊음의 책”이라고 적었다.

8세기 혜초가 걸었던 실크로드 관련 유물에 대해 소감을 전한 인사도 많았다. 1월 20일 전시회에 다녀간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씨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8∼9세기 구정동고분 모서리기둥 무인(武人) 조각이 든 ‘폴로스틱’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신라)에도 폴로스틱을 들고 있는 서역인 조각이 있는 것을 보니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가 정말 활발했던 것 같다”며 흥미로워했다. 인기 걸그룹 f(x)의 크리스탈은 둔황 막고굴 275호굴(모형)을 본 뒤 “이걸 사막에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가족단위 관람객들도 재미와 배움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전시회라며 만족을 표했다. 8일 초등학생 두 아들, 시어머니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주부 권정화 씨(39)는 “대구에서 상경한 시어머니께서 ‘손자들과 꼭 함께 봐야 할 전시회가 있다’고 우리를 이끄셨다”며 “책 속에서만 보던 과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짧은 전시 기간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이도 있었다. 왕오천축국전 연구의 권위자인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약 1300년 만에 친정나들이를 했지만 긴 세월치고는 너무나 짧은 나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일시: 2011년 4월 3일까지(왕오천축국전은 3월 17일까지·월요일 휴관)
―문의: 1666-4252
―장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주최: 국립중앙박물관·동아일보·MBC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