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KT 前사장 ‘세계 모든 나라 땅 밟은’ 첫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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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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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록원서 인증서…195개국 중 ‘여행금지’ 3개국만 못 들어가

전 세계 192개국을 여행하고 국내 처음으로 한국기록원 인증을 받은 이해욱 전 KT사장이 2006년 아프리카 가나 여행 중 만난 현지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제공 KT
전 세계 192개국을 여행하고 국내 처음으로 한국기록원 인증을 받은 이해욱 전 KT사장이 2006년 아프리카 가나 여행 중 만난 현지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제공 KT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땅을 밟아본 여행자가 나왔다.

KT는 이해욱 전 사장(72)이 국내 최초로 전 세계 192개국을 여행하고 한국기록원으로부터 19일 인증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195개 독립국 가운데 정부가 여행을 금지한 3개국(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를 여행한 것이다. 195개국에는 유엔 가입국은 물론 바티칸과 코소보, 팔레스타인 등 미가입국도 포함돼 있다. 한국기록원은 국내 출입국관리소 기록 등을 입수해 심사를 거쳐 이날 인증서를 전달했다.

이 전 사장의 전 세계를 향한 대장정은 KT에서 은퇴한 직후인 1993년 5월 유럽 배낭여행에서 시작됐다. 이어 1997∼2002년에 중남미 지역을 집중적으로 훑었고, 2004년부터는 세 번에 걸쳐 태평양 인근 국가를 여행한 뒤 2007년에는 아프리카 중서부를 탐험했다. 상당기간 부인과 동행했지만 2007년부터 여행한 아프리카 지역은 치안이 불안해 홀로 다녔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았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에선 무비자 국가로 잘못 알고 들어갔다가 추방당했고, 아프리카 베냉에선 몸값을 노린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현지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풀려났다. 2006년 아프리카 여행 직후에는 풍토병에 감염돼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이 전 사장은 올 3월 남미 가이아나 여행을 끝으로 결국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이 전 사장은 “여행 도중 온갖 역경과 위험한 일도 많았지만 평생의 꿈을 실현해 기쁘다”며 “지금은 여행을 잠시 멈추고 주변 사람들과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앞으로도 나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여행금지 대상국으로 묶여 있는 나머지 3개국도 언젠가 모두 밟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특별한’ 세계여행 경험은 단순한 이야깃거리로만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장은 여행 도중 틈틈이 찍은 사진들을 모아 2008년부터 개인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광주에서 ‘꿈꾸는 삶-세계 속의 아프리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어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과 자연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는 데 힘썼다. 특히 이 전 사장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은 19일에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광화문사옥에서 ‘이해욱 여행특별전’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 전 사장은 1964년 행정고시 1회에 합격해 1987∼1988년 체신부 차관을 거쳐 1988∼1993년 한국통신공사(현 KT) 2대 사장을 지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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