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32기 동기생들…“남아공 공군 6·25희생, 60년만에 갚습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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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후손에 장학금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공대사관 2층 대사실에서 이건완 합동참모본부 작전3처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주한 남아공 대리 대사인 마베트 반 렌스버그 참사관에게 남아공의 6·25 참전용사 후손에게 전하는 장학금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 처장과 이창희 공군본부 대외협력과장(오른쪽), 안상훈 시설기획과장은 공군사관학교 32기 동기생을 대표해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60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은 한국에 고귀한 희생을 베풀었습니다. 60년이 흐른 뒤 그분들의 후손에게 한국 공군의 구성원으로서 작은 성의나마 전하려 합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공대사관 2층 대사실. 이건완 합동참모본부 작전3처장이 주한 남아공 대리대사인 마베트 반 렌스버그 참사관에게 남아공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장학금 기증서를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학금 수혜자는 남아공 참전용사의 3세로 고교 1학년인 조 레베카와 매슈 존스 등 2명. 이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년 1인당 200만 원을 학비로 지원한다는 기증서였다. 이 자리엔 공군사관학교 32기 동기생 116명을 대표해 이 처장과 공군본부 이창희 대외협력과장, 안상훈 시설기획과장(이상 대령)이 참석했다.

공사 32기 동기생들이 지구 반대편 학생들에게 눈을 돌리게 된 것은 4월 19일자 동아일보에 보도된 ‘6·25 60년, 참전 16개국을 가다’ 시리즈 남아공 편이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한다. 남아공은 당시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정예요원들로 구성된 제2전투비행중대를 한국에 보냈다. 전투 과정에서 조종사 34명이 사망(23명)하거나 실종(11명)됐고 2명의 전투지원병이 목숨을 잃는 희생을 겪었다.

공사 32기생들은 남아공 참전 공군들의 활약상과 숭고한 희생에 눈을 떴다. 입학 30주년이 되면 공사 교정에서 기념행사를 여는 전통에 따라 준비하려 했던 올해 행사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4월 말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열린 동기 모임에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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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참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 출신 노병을 만나 그들의 활약상을 전한 본보 4월 19일자 지면.
동기회장인 이 처장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후배들의 환영을 받으며 함께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6·25전쟁 60주년, 입학 30주년을 맞아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동기 모임 이후 이들은 주한 남아공대사관과 남아공 주재 한국대사관, 남아공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파이엇 피셔 회장 등과 e메일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뜻을 설명했다. 5개월 정도 준비를 거쳐 장학금을 받을 대상자를 선발했고, 이날 장학금 기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렌스버그 참사관은 “남아공 공군은 6·25전쟁 당시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고 들었다”며 “그 일을 잊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으니 가슴이 찡하다. 남아공 정부를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공사 32기생들은 20일 주한 터키대사관에서 터키 참전용사 후손 2명에게도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금 기증식을 연다. 이창희 과장은 “남아공 공군만이 아니라 참전 이후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부를 만큼 한국에 애정이 깊은 터키에도 감사함을 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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