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매출증가 조심스러울수 밖에 없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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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0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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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위원회 이재구 사무처장

복권위원회는 우리나라 복권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복권위원회 이재구 사무처장은 “복권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레저문화로 자리 잡는 것은 물론, 복권기금의 공익적 기능을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저도 전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복권을 일확천금을 부추기는 사행성 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2월부터 이곳에서 일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복권기금으로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등 공익적 기능이 더 크더군요.”

우리나라 복권정책을 총괄하는 복권위원회 이재구(52) 사무처장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복권문화와 복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은 복권을 건전한 여가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800만 명이 복권을 애용하고 있으며, 구입액도 1인당 평균 5000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복권이 사행성 산업이라는 인식은 2008년 말 대비 12% 하락(62.6→50.6%)했으며, 복권이 공익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지도는 6.8% 상승(33.9→40.7%)했다.

“로또복권 사업 초창기에 1등 당첨금이 몇 차례 이월되면서 수백억 원에 이르자 로또광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연 매출이 4조 원까지 올랐지요. 하지만 차츰 안정화되면서 지금은 연간 2조4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적정 규모로 유지하면서 건전한 레저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복권 매출이 늘어야 복권기금도 증가해 더 많은 공익사업을 벌일 수 있을 터. 그런데 복권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한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기금 수효가 증가하는 수준에 맞춰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어나야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것이지요. 판매와 공익기금 조성이 선순환구조를 이루는 쪽으로 복권정책을 세우고 펴나가야 합니다.”

-복권기금이라는 복권의 공익적 기능이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지난해 말 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 2명 중 1명은 복권기금이 공익사업의 재원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권이 대박 행운을 꿈꾸는 즐거움도 주지만, 나눔의 행복도 준다는 사실을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복권기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매체를 통한 홍보는 물론, 행복봉사단을 발족해 3년째 봉사활동을 벌이며 복권의 공익성을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역점을 두는 복권위원회 사업은 무엇인지.
많은 현안들이 있지만, 가장 먼저 기금 사업 전반을 조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복권기금은 법정배분사업과 공익기금사업으로 나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법정배분사업은 복권법을 제정하기 이전 복권을 발행하던 기관에 배분되어 각 개별법에 규정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데,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부분이 있어 이를 조절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해당 기관들의 반발이 크겠지만 효율적으로 기금이 사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연금식 복권을 도입한다고 하던데.
그동안 당첨금이 일시불로만 지급되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해 사회 문제화되기도 했습니다. 연금식 복권은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입니다.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는 이미 도입된 상태입니다. 선진국 사례를 토대로 지급방식, 시행시기 등 세부 방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복권위원회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그동안 복권기금이 투입된 사업현장에 많이 나가봤습니다. 임대주택사업 지원으로 주거 문제가 해결된 어떤 분은 저에게 무척 고마워해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교실에서 밝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는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쉼터도 복권기금이 아니었으면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지리산 둘레길 조성사업도 그렇고요. 그런 현장들을 둘러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한정된 기금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지원 사업을 펼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복권기금 뉴스레터 ‘행복나눔’이 창간됐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복권위원회와 복권기금 사업시행 기관들이 소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복권기금에 대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가감 없이 알려주는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복권기금 수혜 사례를 많이 소개해 복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선되고, 다른 복권기금 사업시행 기관들도 그 사례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행복나눔’ 홈페이지 바로가기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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