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광주비엔날레 선임 전시해설가 이경희씨

  • 입력 2008년 11월 3일 06시 33분


9일 막을 내리는 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Annual Report)-1년 동안의 전시(A Year in Exhibitions)’라는 제목으로 종전처럼 특정 주제를 내걸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관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여전히 난해하다’는 것.

이경희(43·사진) 씨는 전시 해설가인 비엔날레 도슨트(docent) 63명 중 선임 격인 ‘시니어 도슨트’ 4명 가운데 한 명.

이 씨는 “도슨트는 작품과 관객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자원봉사자라 할 수 있다”며 “무조건 돕는 입장으로 관객을 대하고 관객의 수준에 맞춰 작품과 작가에 대해 설명한다”고 말했다.

1997년 2회 때부터 독일 작가 통역봉사를 시작으로 비엔날레와 인연을 맺은 이 씨는 유창한 영어와 독일어로 주로 국내외 VIP를 담당한다.

광주 출신인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로 건너가 바이에른 주 레겐스부르크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한국 고대미술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동국대 대학원에 교환학생으로 건너와 불교미술을 배우기도 했다.

1991년 귀국해 1993년 광주토박이 남편을 만나 광주에 정착했다.

그는 “독일에서 대학 다닐 때부터 휴일이면 미술관에 나가 작품해설 자원봉사를 했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며 “‘배운 걸 나누라’는 교수님의 가르침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자원봉사에 나선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외국, 특히 독일 출신 작가들을 만나 미술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곳을 안내하면서 한국을 알리는 것이 도슨트 생활로 얻는 보람이자 즐거움”이라며 “전시 기간에 가족들에게 소홀하게 돼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넓고 하얀 흐름’을 출품한 거장 한스 하케(독일 설치작가)를 만나 국립5·18민주묘지와 담양의 전통 건축을 보여주면서 교감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가 5·18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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