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특수부대에 한국계 여성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동양계 여성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해상구조요원에 선발된 한국계 미국인 순자 타이렐 씨가 수상 훈련을 받는 모습. 이 사진은 미 해군 소식지 ‘올 핸즈’ 2월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동양계 여성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해상구조요원에 선발된 한국계 미국인 순자 타이렐 씨가 수상 훈련을 받는 모습. 이 사진은 미 해군 소식지 ‘올 핸즈’ 2월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여성 순자 타이렐(26) 씨가 남자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미국 해군의 해상구조요원에 선발됐다.

미국 동포신문인 ‘코메리칸 포스트’는 타이렐 씨가 다음 달 100명이 넘는 교육생 가운데 고난도 특수 훈련 관문을 모두 통과한 8명에게만 수여되는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14일 보도했다. 8명 가운데 여성은 타이렐 씨 혼자이다.

미 해군 소식지 ‘올 핸즈’도 2월호에서 “타이렐 씨는 현재까지 해군 역사상 이 교육을 완수한 최초의 동양인 여군으로 기록된다”고 밝혔다. 특수 훈련을 완수한 여군은 미 해군 역사상 그가 8번째이며 동양계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렐 씨는 2006년 9월부터 1년간 플로리다 주에 있는 해상 구조 특수 교육소에서 수상 교육은 물론 헬리콥터 낙하훈련 등 근력과 담력, 지구력을 요하는 훈련과 응급환자 구조, 심폐소생술 등 의학 교육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지진해일(쓰나미)이나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지역과 전쟁 지역에 파견돼 위험에 처한 사람이나 부상병을 구조하게 된다.

타이렐 씨는 ‘코메리칸 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끝까지 나를 믿고 후원해 주는 엄마를 생각하면서 어려운 훈련 과정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박순자 씨 사이에 태어난 그는 물을 좋아해 6세 때 수영을 배웠다. 14세 되던 해 고향인 괌을 대표해 출전했던 퍼시픽 올림픽(태평양연안국 올림픽)에서 금메달 3, 은메달 2,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콘티넨털항공사에 근무하는 어머니를 따라 텍사스 주로 이사한 후 그는 잠시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타이렐 씨는 대학 3학년 때 “군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학업을 접고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지옥훈련을 거치면서도 끝까지 생존해 최정예 요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자니까 저러지”라는 남자 교육생의 차별적인 눈초리가 싫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댈러스 시의 한국부녀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순자 씨는 “딸이 평소에도 남자와 겨뤄 뭐든 지는 것을 싫어했다. 평소 성격대로 이번 교육에서도 함께 훈련을 받은 남성들에게 한국 여성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 준 것 같다”며 좋아했다.

박 씨는 귀한 딸이 험한 일을 하게 돼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군인으로서 누구보다 용감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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