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송유근 군, 中천재 해리 셤 MS 亞연구소장 만났다

  • 입력 2006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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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의 천재 소년’ 송유근 군(오른쪽)이 해리 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장을 만났다.베이징=김선미 기자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의 천재 소년’ 송유근 군(오른쪽)이 해리 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장을 만났다.베이징=김선미 기자
“하이(Hi), 리틀 송! 만나서 영광이에요.”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 연구소.

이곳의 해리 셤(39) 연구소장은 ‘한국의 천재 소년’ 송유근(9) 군을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았다.

13세에 중국 난징(南京)대에 입학한 후 홍콩대(전자공학 석사)와 미국 카네기멜론대(컴퓨터공학 박사)를 다닌 셤 소장은 이제는 성인이 된 ‘중국의 천재 소년’. 올해 3월에 9세 나이로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한 송 군보다 서른 살 많다.

이번 만남은 송 군의 ‘천재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 MS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셤 소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난 어려서부터 대학 기숙사에 사느라 가족과 떨어져 지냈어요. 동급생들과 나이 차가 많아 철저히 혼자였죠. 나보다 4년 먼저 대학에 들어간 리틀 송은 더 외로울 것 같아요.”

송 군은 아직 영어로 대화할 수준은 아니어서 통역을 필요로 했다.

“그럼 소장님은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제 나이로 돌아간다면 뭘 하시겠어요?”(송 군)

“하하. 아마 또래 친구들과 축구를 할 거예요. 천재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긴 인생에 빨리 갈 필요 없어요. 여유를 갖고 느리게 재미있는 것들을 찾으세요.”(셤 소장)

송 군이 “대학 동급생 형, 누나들이 나만 빼놓고 술 마시러 간다”고 말하자, 셤 소장은 “그들이 맥주를 마시면 리틀 송은 따라가 오렌지 주스라도 마셔라”고 했다. ‘천재급’ 연구원 200명이 모인 MS아시아 연구소에 송 군과 같은 10대의 중국 천재들이 들어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것을 염두에 둔 충고였다.

송 군의 어머니 박옥선(47) 씨는 진작부터 셤 소장과 같은 생각으로 이미 대학생이 된 송 군을 1주일에 한 번씩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보내 예체능 교육을 받게 한다.

송 군은 또 40대 연구원들이 모이는 음악 동아리에서 드럼도 연주한다. 1977년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그곳에서 연주하는데, 이 노래는 그가 태어나기 20년 전 곡이다.

이렇듯 아이와 어른 사이를 넘나드는 그는 지난 1학기에 4.5점 만점에 평점 3.8점(B+)을 받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영어회화는 아직 어렵지만 영한사전을 찾아가며 영어로 된 과학서적들을 읽어냈다.

셤 소장은 송 군과 작별하며 티셔츠를 선물했다. 셤 소장이 직접 디자인한 그 옷에는 ‘열심히 일하라, 더 열심히 즐겨라(Work hard, play harder)’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베이징=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해리 셤 소장은

1967년 중국 베이징 출생

1980년 13세에 중국 난징대 입학

1990년 홍콩대 전자공학 석사

1996년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 박사

1996년 MS 미국 시애틀 연구소 입사

2003년∼현재 MS 아시아 연구소장

● 송유근 군은

1997년 경기 구리 출생

2004년 8월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2004년 11월 인천 심석초등학교 입학

2005년 2월 심석초등학교 졸업

2005년 8월 고졸검정고시 합격

2006년 9세에 인하대 자연과학계열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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